앵커 :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방북 첫날인 5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접견을 한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매우 긍정적인 전개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맨스필드재단(Mansfield Foundation)의 프랑크 자누지(Frank Jannuzi)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 위원장이 신속하게 한국 특사단을 접견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 기본적으로 매우 긍정적이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물론 다른 (고위급) 누구와도 만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북 압박 정책이 효과가 있고,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I think fundamentally, this is a very positive and very significant development that Kim Jong Un was willing to sit down…because Kim Jong Un has not been willing to meet with anybody. I think it should be judged as some evidence that the pressure is working and that the North wants to reduce their international isolation.)
따라서 이번 특사단은 김 위원장이 이른바 ‘탐색대화(talks for talks)’를 위해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누지 대표는 전망했습니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특사단을 이끌었다는 것은 서훈 국정원장과 논의 가능한 한미군사훈련이나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이외에 한국과 더 광범위한 논의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It means NK is engaging both political level and a technical level). 자누지 대표는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대북 특사단이 북한 측의 ‘비핵화’ 관련 메시지를 가져 올 지 여부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책연구소 애틀랜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외국의 고위급 정치인이나 관료를 만난 적이 거의 없다면서 이번 특사 파견으로 남북한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동결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 박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남북한이 4월로 연기된 한미합동군사훈련 재개 이전에 신속하게 대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메릴 박사 : 6자회담의 재개보다는 좀 더 유연성이 있는 남북한과 미국 삼자 간의 단계적 비핵화 대화의 시작이 가능할 것입니다. 진정한 돌파구로 가는 길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메릴 박사는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대신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에서 미북대화가 시작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릴 박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등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고 한국의 특사단을 신속하게 만나는 일련의 전개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한국 특사단이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것과 북한 핵 프로그램 해체와 북한 안보 문제에 관한 미북탐색 대화 가능성에 합의했다는 메시지를 가져오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국장은 북한이 ‘장기적인 목표’라도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특사 교환 등을 통한 남북한 간의 해빙 분위기가 미북대화로 이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