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조셉 디트라니 “북, 트럼프 행정부에 진정성 보일 기회”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17-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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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Detrani-620.jpg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1월20일 미국에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해 전문가 견해를 들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과거 6자회담 미국 측 특사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대니얼 모건 국제대학원장으로부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관계의 향방에 관해 들어봅니다. 진행에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북한은 8년 전 오바마 행정부 1기 출범 직후인 2009년은 물론 2기 출범 직후인 2013년 2월에도 핵실험을 강행해 북미관계를 벼랑으로 몰지 않았습니까? 미국에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했는데요. 그런 점에서 북한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디트라니: 말씀하신대로 지금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평화적인 길을 모색할 결의가 돼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죠.  트럼프 행정부가 막 출범한 지금 이 시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의 한 장을 넘기고, 상호 호전적 북미 관계에서 벗어나 양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평화적인 길을 찾자고 트럼프 대통령에 얘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기자: 그런 진의를 보여주려면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 같은 도발을 해선 안 되겠죠?

디트라니: 당연합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 막 들어선 아주 중요한 시점에 저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해 어떤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혹은 여타 군사적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기자: 그런데 올해 신년사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준비가 막바지에 달했다며 발사를 위협했고, 최근 들어 발사와 관련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디트라니: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기 위해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 할 수 있는 KN-08을 다년간 개발해온 만큼 미국의 새 행정부는 물론 북한 주민, 중국을 포함한 지역 국가들에게 분명 미사일을 시험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줬다고 봅니다. 즉 당초 발사계획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겁니다.

기자: 트럼프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 재검토를 마치려면 시일이 걸릴 텐데요. 향후 어떤 식의 대북 정책을 펼칠 것으로 봅니까?

디트라니: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제 느낌으론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방안을 살펴볼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인지, 나아가 북한이 안전보장을 대가로 핵포기를 명시한  2005년 9월 공동성명을 되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등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트럼프 행정부가 과연 대북협상을 재개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모든 현안을 논의할 자세가 돼 있느냐 하는 건데요. 만일 이런 평화적 협상이 가능하지 않다면 다른 옵션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자: 다른 방안이라면 군사적 방안도 포함될텐데요. 한반도 군사충돌을 가져올 수 있는 군사적 방안은 배제하지 않을까요?

디트라니: 제 느낌으론 트럼프 행정부가 우선은 북한과 양자 회담이나 3자회담을, 궁극적으론 6자회담까지 열 수 있으면 열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려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적인 해결 방법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모든 옵션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옵션을 배제해선 안 됩니다.  가용한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자: 최근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하는 한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핵 해법이 무엇일까요?

디트라니: 제가 볼 때 최상의 방법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찾는 겁니다. 분명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핵 문제에 나름의 식견이 있지만 김정은의 마음을 대변할 순 없습니다. 태 전 공사의 발언과 상관없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은 북핵 해결을 위한 평화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기자: 작년 9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서 미국 민간인사와 북한 현직 관리들 간의 투트랙 회의에 참석하셨는데요. 당시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에 관심이 있다고 느꼈습니까?

디트라니: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당시 회의를 끝내면서 받은 느낌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미국을 포함, 여타 6자회담 관련국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아니고, 북한도 그 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북한이 염두에 둔 군축이 아니라 북한에 안전보장 등을 제공하는 대신 포괄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확보한다는 것이죠. 북한은 책임을 미국 등에 물으며 앞으로도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북한을 그렇게 놔두면 해당 지역은 물론 전세계에 핵무기 경쟁을 불어올 겁니다.

기자: 최근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한국 언론과 회견에서 대북협상 목표와 관련해 비핵화 협상부터 추구하기보다 북핵 위협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는 협상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디트라니: 그런 주장에 동의합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과 일단 협상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진행 중인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켜 긴장완화를 이룬 뒤 북한의 핵무기고를 줄여나가는 겁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아주 합리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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