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평양 주재 공관, 여건 조성돼야 재개”

북한 당국이 지난 2일 평양 내 외국인에 대한 코로나19제한 조치를 추가로 완화했지만, 독일 정부는 정상적 공관 운영의 조건이 마련될 때가지 지난달 잠정...

평양에 위치한 북한 주재 독일대사관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2일 평양 내 외국인에 대한 코로나19제한 조치를 추가로 완화했지만, 독일 정부는 정상적 공관 운영의 조건이 마련될 때가지 지난달 잠정 폐쇄한 공관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외무부 소식통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주재 독일대사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야 잠정 폐쇄된 공관을 재개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공관 운영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어야만 평양의 독일 대사관이 재개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The Federal Foreign Office has decided to temporarily close its embassy in Pyongyang and to withdraw its personnel until normal operations of the German Embassy are possible again. The Embassy will resume its operations as soon as conditions allow.)

소식통은 평양 주재 독일대사관을 지난달 9일 잠정 폐쇄하고 직원을 철수시킨 것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입출국 금지 등 북한 당국이 취한 조치가 외교관의 특권을 보장하는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이같은 코로나19차단과 확산 방지 조치로 인해 평양주재 각국 외교 공관의 인력 순환과 물품 구매, 현금수송 등을 위한 외교단의 출입국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달 초 자국 내 외교관의 격리를 해제한 데 이어 지난 2일 외국인들이 평양의 모든 상점과 식당, 생필품 업체, 통일 거리 중앙시장 등을 방문하도록 제한 조치를 추가로 해제했지만, 여행금지 조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독일의 평양 공관은 재개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주자 페렌찌(Zsuzsa anna Ferenczy) 전 유럽의회 외교정책 고문(political advisor on foreign policy at European Parliament)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독일의 공관 잠정 폐쇄는 최근 잇따른 북한의 도발로 인해 북한이 독일 정부의 신뢰를 잃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페렌찌 전 고문: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 등이 공관 내 인원을 철수시킨 것은 보건 위기에서 자국민을 보호하는 유럽연합 차원의 조치와도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는 코로나19 를 차단한다며 자국 내 외교관을 열악한 상황에서 격리시키는 한편, 이같은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도발에 나선 데 대해 유럽연합 국가들이 공동으로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가 더욱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벨기에 브뤼셀대학 유럽학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핵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온 독일이 언제 평양 주재 대사관을 재개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북한 내 외국인들에 대한 격리 등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함에 따라 평양 내 외교관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 수 십명이 지난달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자국으로 귀국한 바 있습니다.

특히 당시 평양 주재 독일 대사관과 프랑스 협력사무소(liason office)가 잠정 폐쇄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대북지원 관련 대북제재 면제를 받은 스위스개발협력청(SDC) 관계자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 주재 사무실을 폐쇄한 것이 아니라 최소인력을 남기고 운영을 축소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Please note that the Swiss Agency for Development and Cooperation (SDC) did not close its humanitarian office in Pyongyang, but had to suspend its program activities and reduce office presence to minimum staffing.)

그는 그러면서 모든 직원들이 언제 평양으로 복귀할 지, 코로나19 지원품을 언제 전달할 지 여부는 사태를 면밀히 주시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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