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보유국’ 인정 최우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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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의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기술적 측면, 또 정치적 측면의 여러 가지 의도가 혼재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일단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은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 당국은 6일 이른바 ‘수소탄’ 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발언에 반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에도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4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예를 들면 ‘핵동결’ 협상에 임하라는 북한의 의도를 전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박사는 국제사회에서 명실상부하게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길 원하는 북한 정권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내보였다면서 미북 관계나 남북 관계 등 대외 관계는 핵실험 이후, 또 핵보유국 인정 이후의 일이라는 입장을 북한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최근 미국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나 미국의 차기 대선 주자들도 북한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보다’, 이런 분석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티모시 스태포드(Timothy Stafford) 연구원은 이번 핵실험은 일단 핵능력 향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다는 측면이 있고 더불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태포드 연구원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스태포드 연구원: 북한 당국의 계산은 핵실험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거나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또 동북아시아에서 불안정을 유발하는 행동을 통해 북한이 그 지역에서 중요한 행위자란 사실을 미국에 인식시키고 싶은 것입니다.

스태포드 연구원은 또 핵실험 단행 시점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생일 이틀 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대내적 측면에선 핵실험을 김정은 제1비서의 업적 선전에 이용하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이번 북한 핵실험의 정치적인 의도 말고 기술적인 측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석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을 북한 문제를 다뤄온 래리 닉시 박사는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핵탄두 소형화 기술 완성’이라는 기술적 측면의 의도가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 등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지만 일단 스스로 기술적으로 핵탄두 소형화를 이룩해 명실상부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의 입지를 증명하려 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닉시 박사: 이번 핵실험의 가장 주된 목적은 핵탄두 소형화에 있습니다. 소형화된 핵탄두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에 탑재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기 위함입니다.

앵커) 북한의 의도가 다양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해주셨는데요. 과연 미국이 북한의 의도대로 대북정책을 바꾼다든지 관심을 보인다든지, 변화를 보일지 여부가 궁금합니다.

기자) 전문가들은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오바마 행정부가 그다지 큰 변화를 보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제재 강화를 추구하는 행보를 보이는 데 그칠 것이란 예상인데요. 다만 북한도 현재 오바마 미국 행정부보다는 차기 미국 정권과의 협상을 내다보면서 이번 핵실험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어 현재 차기 미국 대선 주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번 북한 핵실험에 대한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의 하나인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북한에서 미치광이, 이는 북한 최고 지도자를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미치광이가 핵무기를 증강하려 한다는 사실을 자신은 지속적으로 강조했다고 루비오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주로 미국과 관련된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해주셨는데요. 핵실험을 일삼는 북한 정권 생존에 필수적인 건 역시 중국의 존재와 대북지원이 아닐까 합니다. 일단 향후 북중 관계는 더 소원해질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전반적인 북중관계 개선, 또 북중 정상회담은 상당 기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매우 우세합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엔 중국에도 사전에 통보하지 않고 비밀리에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시각이 맞는 것이라면 이는 핵실험을 강행하지 말라는 중국의 압박을 피하기 위한 북한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단 먼저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게 되면 이번에도 중국은 북한 정권이 무너질 정도의 압박은 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북한 당국이 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일 관계의 경색 국면이 풀리고 또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전혀 중국이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인민대 스인홍 교수는 이런 점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분노,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의 분노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양성원 기자와 함께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의도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