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극초음속 미사일 성공 북 주장에 의문 “추가 발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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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지난 14일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 했습니다. 고체연료 기반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기술 보완을 위해 조만간 추가 시험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14일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체연료 기반 극초음속 미사일은 발사 시간이 단축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기습 발사가 가능하고, 극초음속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요격을 피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라고도 불립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 축적을 위해 조만간 추가 발사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추가적인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 : 극초음속 미사일은 발사 후 대기권 내에서 극초음속, 즉 음속보다 5배 빠른 마하5 이상을 유지하며 변칙 기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를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발사 후 대기권 밖을 통과해 빠르게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저고도에서 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 발표된 정보로 파악하기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필수적인 이러한 기술에 대해서는 시험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 역시 이날 RFA에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은 처음인데다 기동형 재돌입 핵탄두(MaRV)를 탑재한 신형 미사일”이기 때문에 추가 발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 14일에 북한이 쏜 미사일은 원뿔형으로 기동성 재돌입체인데, 이 원뿔형 미사일을 아직 한 번 밖에 안 써봤기 때문에 기술적 보완을 하는 차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한번 더 쏠 수도 있습니다. (기동성 재돌입체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 이스칸데르형 KN-23 계열 미사일에서 비슷한 기술을 실험하긴 했는데, (극초음속 미사일은) 고도가 높고 사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더 고난도의 기술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2년 1월 5일에 극초음속 미사일 2형을 시험 발사한 뒤 엿새 만인 11일에 성능 시험을 위해 추가 발사를 한 바 있습니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1분이면 도달하는 속력에, 비행궤도가 낮고 변칙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한미일 방어체계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은 이지스함의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 SM-3의 최저 요격 고도는 75km, SM-6는 최대 요격 고도가 35km인 반면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 고도는 이지스함 요격 미사일이 요격할 수 없는 50-60km 구간대였다며 우려했습니다.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의 마사오 달그렌 연구원은 RFA에 특히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극초음속 무기는 지구 표면의 곡률로 인해 원거리에서 관찰이 어렵고, 표면 기반 레이더(Surface-based radar)에서 탐지가 늦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 성공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어트 미사일, 함대공 미사일 SM-6 요격기, 그리고 한국이 개발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 II 등 현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일정 수준의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달그렌 연구원은 극초음속 무기를 원거리에서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항공기 기반 또는 우주 기반 센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의 미사일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19일 RFA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이 개발해온 다양한 미사일 시스템을 다수 발사한다면 이번 시험 발사의 사거리인 1000km 내, 현재 일본에 배치된 방어 체계도 압도될 수 있다며,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대한 북한의 위협 수준이 한단계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러 박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킨잘(Kinzhal)을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여러발 요격에 성공해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