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군 당국이 이달 초 연대급 이상 부대에 자체로 검열그루빠를 조직하고 불순녹화물(불법영상물)에 대한 단속에 착수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12일 “이달 초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연대급 이상 부대들에 ‘이색적인 사상과 생활풍조의 침습을 막기위한 검열요강’에 준하여 불순녹화물 집중단속을 위한 검열조가 조직되었다”면서 검열조는 연말을 앞두고 관하 부대들에 대한 비사회주의 현상과 불순 녹화물 시청에 관한 검열에 착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조의 구성을 보면 연대급 이상 부대의 정치부, 참모부, 보위부에서 선발된 3~5명의 간부들로 조직되었다”면서 “총정치국의 검열요강에 따라 부대내 군관, 군인뿐 아니라 군인가족, 종업원(군무원)들속에서 비사회주의 현상과 불순녹화물 시청과 관련한 문제가 있는지 예고없이 임의의 장소, 시간에 검열을 진행하고 있으며 집중검열기간은 11월말까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검열이 진행되어 현재까지 8군단 관하 각 부대에서 십여명의 군관들과 군인, 군인가족, 종업원들이 검열에서 제기(단속)되었다”면서 “단속에 걸린 품목을 보면 중국산 소형TV 3대, 자체조립한 반도체 라디오1대, 녹화기 십여대, 당국에서 승인되지 않은 USB 기억장치, CD, DVD원판 등 수십 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집중검열에서 제기된 대상들 중에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대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대부분 시청이 금지된 중국 영화와 드라마, 러시아와 구라파의 영화들이 단속되었으며 (문제가) 제기된 대상에 대해서는 당적, 행정적, 법적으로 강한 처벌을 경고하고 있어 모든 군 부대들이 집중검열기간동안 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9군단에서도 총정치국 지시에 따라 ‘비사회주의 검열조’를 조직하여 검열에 착수하였다”면서 “한국 노래나 출처불명의 외국 노래 가사들을 적은 수첩, 소형TV를 감춰두고 불법복사한 녹화물(주로 중국영화)을 시청하다 불시검열에서 제기된 군관, 군인, 종업원(군무원)이 수십 명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 당국이 연말을 앞두고 비사회주의 행위와 불순녹화물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는 것은 요즘 군인과 그 가족, 군대 종업원들 속에서 외국 노래와 외국 영화를 몰래 숨겨놓고 부르거나 시청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면서 “군인과 그 가족들이 불법 녹화물에 매달리는 현상은 공급이 줄어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을 잠시나마 잊고 바깥 세상의 자유와 풍요를 느껴보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군인들은 살기도 힘든데 군 당국이 공급을 늘려줄 생각은 안 하고 군인들의 생계와 관련이 없는 문제를 이유로 검열조를 구성하여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협하는 행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