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미군사훈련 보류, 남북·미북관계에 도움 안돼”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7.23
SK_US_drill_b 2015년 3월 열린 한미연합훈련 모습.
ASSOCIATED PRESS

앵커: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될 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훈련 보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보류가 남북 또는 미북관계 진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대해 "예정된 대로 훈련이 진행되면 북한의 반발 정도가 좀 더 셀 것이고, 훈련을 완전히 보류하면 새로운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며 ‘유연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코로나 19 등 현실적인 제약 상황으로 훈련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일각에서는 훈련 축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앞서 22일 한국 국회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은 훈련 축소 가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한미연합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회수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해야 할 훈련"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미 한미 양국이 미북,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후 여러 차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축소 또는 취소했으나 북한과의 외교적 진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훈련 개최 여부가 북한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 지명자는 평화 분위기 조성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면서 “이미 한미 양국이 지난 봄 훈련을 연기했지만 북한은 대화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미국 정부 입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연합훈련 축소 또는 취소를 고려할 수 있는데 이는 (북한 보다는) 코로나 19 때문일 것”이라면서 “8월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코로나 19에 대한 안전을 위해 참가자 수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역시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난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취소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훈련 보류는 한국의 대응태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이인영 지명자가 착각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훈련 취소는 준비태세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한국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8월 열리는 한미연합훈련은 컴퓨터를 이용해 전투상황에 대한 작전계획을 수행하는 모의훈련(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는 “8월 컴퓨터 모의훈련에는 매년 새로운 병력들이 참여하는 데 새로운 변수들에 대해 한미 연합군이 방어체계를 익히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훈련”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인영 지명자의 발언은 남북관계 진전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문재인 행정부의 불안함에서 기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올 들어 북한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한 한국과의 교류를 모두 거부하고, 여러 차례 성명을 통해 미북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또 한국 정부가 전작권 회수를 위한 자격을 충족시키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예민한 입장은 이해한다면서 그 목적이 준비태세 강화보다 앞서선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8월 한미연합훈련은 한국 측으로의 전작권 전환 능력을 집중 점검하는 기회로도 여겨져 왔습니다.

한편 한미 양국은 3월 9일부터 2주간 계획된 전반기 연합지휘소연습(CPX)을 코로나19로 무기 연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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