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은 ‘비핵화’보다 ‘내편 만들기’”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8.03.28
kju_shakehands_b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 내외가 중국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근 방중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중국을 확실한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보다는 ‘내편 만들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 최우선 의제로 삼는 ‘한반도 비핵화’보다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우호관계에 있었던 중국을 직접 방문해 돈독한 북중 관계를 재차 확인하면서 중국이 자신의 편임을 확실히 해두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AN) 국제관계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위원장이 유일하게 자신의 방어막이 돼줄 수있는 중국을 배제하고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어 먼저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요청한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응하면서 4월도 되기 전에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켄 고스 국장: 김정은은 정상회담 전 중국이 자신의 편이 되줄수 있는지 확실히 해두고 싶어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과의 회담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거나 매우 취약한(vulnerable)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박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 역시 북중 정상 간 회동이 한반도 비핵화보다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반도 주변의 국제관계 속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각자의 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우호관계 다지기를 최우선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양국 회동과 관련한 공식 발표 어디에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고 주로 전통적인 북중 우호관계, 역사, 과거 북한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이야기하며 돈독한 양국 관계를 재확인하는데 중점을 뒀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8일자 로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기간 연설문에는 ‘한반도 비핵화’나 다른 외교 사안에 대한 표현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선반도정세관리문제들을 비롯하여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깊이있는 의견을 나누었으며 조중 두 나라 사회주의제도를 굳건히 다지고 두 나라 인민들에게 행복과 미래를 안겨주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언했다”고 김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한편 고스 국장과 박 연구원 모두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약화나 경제 지원 등의 전제조건이 충족되는 가정 하에 조건부 단계적 비핵화 문제는 일부 논의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최우선 의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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