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주재 외교관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보도 주시”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4.29
hyesan_market_b 북한에서는 국영매체의 신용도가 낮아 입소문으로 정보를 확산시키는 주민이 많다. 량강도 혜산시 시장에 모여 이야기하는 북한 여성들.
/아시아 프레스

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북중 간 무역업자 등을 통해 북한 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도 한국 청와대 발표 등 김정은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주재 한 외교관은 29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청와대 발표 등 한국 뉴스를 통해 원산에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즐겨 이용하는 호화 요트가 이달 들어 원산 앞바다에서 목격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외국공관 지역이나 인근 평양의 거리에서 이상 징후나 제한 조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열흘 전 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소문에 2~3일 정도 사재기 현상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매대에서 대부분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내 외교관들이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도 제한되어 있고 주민들과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관련 소식을 알고 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확산되면서 보위부가 강력 단속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사실 김정은(국무위원장)이 모습을 안 보이고, 북한 국영매체도 부인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계속 전해지니까 내부에서도 그것을 믿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러는지 북한 보위부에서 유언비어라며 갑자기 아주 심한 단속에 나섰어요.

이시마루 대표는 북부 양강도 지역 취재협력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 수술설 등이 이 지역 장마당 여성들에게도 퍼져가고 있는데, 보위원들이 유포자 색출에 나선 후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의 여러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집권 후 한 번도 거른 적 없던 태양절 금수산궁전 참배에 나서지 않는 등 지난11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식 행보가 없다며 건강이상설 등을 제기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취재협력자가 바로 다음날 이미 이 소식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불과 1주일 남짓 한 기간에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중국에 친척을 둔 북한 주민들을 통해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 관련 정보가 북한 내부에 대량으로 유입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나타나면 되는데 안 보이니까 계속 의심이 생기는거죠. 바깥에서도 그렇고, 북한내에서도 그렇고…

양강도 혜산시의 또 다른 취재협력자는 북한 당국이 이미 지난 3월 초부터 평양 국가보위성에서 5인조 단속팀을 파견해 코로나19 등 외부 정보 유입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휴대전화 단속에 주력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요즘 주변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보위원들의 심문에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을 이미 들었더라도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과 평양을 잇는 교통의 요지인 평안북도 취재 협력자도 김 위원장 신변이상설로 중국과의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지금처럼 보급되지 않았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 사망설, 유고설 등과는 달리 김정은 위원장 신변이상설은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북한 주민들에게 급속하게 확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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