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김정은 잠행에 “동향 주시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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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한 달 가량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지난달 18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방문을 한 이후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약 한 달 가량을 잠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16일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활동이 27일째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활동 동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특별히 평가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과거에도 이미 몇차례에 걸쳐 장기간 동안 잠행을 한 바 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0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참석 이후 35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같은 해 11월 삼지연시 현지시찰을 통해 공개활동을 재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찾았다가 25일 동안 공개활동을 하지 않은 바 있고 올해에도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뒤 36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이 같은 잠행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김 총비서가 향후 행보에 대한 전략적인 구상을 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워싱턴선언’을 통해 미국의 대북 억지력 행사에 대한 영향력을 어느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전략구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가졌던 일방적인 핵 우위의 정세가 워싱턴선언으로 '강 대 강', '핵 대 핵'의 경쟁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핵과 관련해 북한이 전략적인 열세 상황에 놓인 겁니다. 그리고 북한이 누렸던 핵을 가진 심리적 우위 효과도 사라지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현재 당황스러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도 김정은 총비서가 한미 워싱턴선언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곽 교수는 “현재 북한은 핵 개발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를 강화하고 다음 행보를 위한 적절한 시점을 모색하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 :워싱턴선언이 공식 문서화 되고 특히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북한이 핵 도발을 하면 핵으로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해 북한 정권의 종말을 고하게 하겠다고 언급했잖습니까. 이와 관련한 전략적인 고려, 전체적인 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지 않나, 한미디로 '전략적 숨고르기'를 하는 국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은 이달 중순 호주(오스트랄리아) 멜버른에서 열리는 ‘님블 타이탄24’ 연습에 참여합니다. 이 연습은 북한과 중국 등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가정해 토의식 연습, 워게임, 즉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 연습 방식 등으로 진행되는 다국적 탄도미사일 방어 연습입니다.

호주 국방부가 주관하는 이번 연습에는 한국, 일본 등 27개국과 4개의 국제기구 대표 등 130여 명이 참여 합니다. 한국의 경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외교부 실무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군은 다국적 미사일 방어 연습인 님블 타이탄에 지난 2011년부터 정례적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며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관련국과의 합의에 따라 공개가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