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게 '위대한'이란 수식어나 '수령' 등 선대에 붙였던 호칭을 붙이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집권 10년차를 맞는 올해 권력 공고화 작업을 완성하는 막바지 단계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지난 18일 평양에서 개막한 제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를 마치면서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빛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최근 북한 당국이 '수령'이란 호칭을 김 총비서에게 붙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위대한', '수령' 등의 수식어는 북한이 주로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사용하던 표현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 연구기관 애틀란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총비서가 김일성, 김정일의 존칭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위상을 선대와 같이 신격화된 지도자로 격상시키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김정은 정권이 체제 결속, 난관 돌파를 위해 위상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최근 '수령' 호칭에 대해 김 총비서가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2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의 발언입니다.
차덕철 부대변인: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 차를 맞이하여 김 위원장이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는 동향이 지속 보여지고 있습니다. 수령 호칭과 관련해서는 당대회 결정사항에 대한 관철 및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 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그 호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도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 총비서가 최고 지도자로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화하는 작업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자신의 직함을 제1비서에서 위원장으로 상승시킨 것을 시작으로 최근 몇년간 지도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자신의 절대권력을 과시해 온 김 총비서가 이른바 '굳히기' 단계에 들어갔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이것이 현재 김정은 총비서가 권력 공고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고스 국장: 저는 이것이 잠재적으로 불안정한 정권을 안정화시려고 한다기 보다는 권력을 공고화시키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일종의 단계별 프로세스(step-by-step process)로 우리는 권력 공고화 단계를 마무리(finalization)하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코로나 19와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권력 내부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지위는 확고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의 한 내부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김정은에게 '수령'의 호칭을 붙인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이 의아해하며,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북한이 지난 2년간 북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지난달 문화예술부를 신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서가 신설되면서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선전 활동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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