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소파에 앉아 하는 신년사 어색하다’ 평가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1.02
kju_sofa_message_b 북한 노동신문이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전문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신년사를 당중앙위원회 집무실 소파에 앉아 발표하는 모습이 선전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해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민심을 의식한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지만 오히려 어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오늘(1.1일)아침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은 공장회관에서, 주민들은 인민반장 집에 집체적으로 모여 2019년 신년사를 시청했는데 뜻밖에도 (당)본부청사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의)모습에 다들 놀랐다”면서 “신년사를 시청하는 주민들이 올해처럼 텔레비죤 화면에 시선을 집중해서 본건 처음인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수 십 년 동안 우리나라 신년사는 높은 연단에 선 수령의 반신상을 비춰주면서 발표하는 게 관례였는데 올해처럼 최고 존엄이 소파에 걸터앉아 서류를 들고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은 기존의 상식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변화”라면서 “마치 원수님이 인민들과 허물없이 신년사를 논의하는 소탈한 풍모를 보이려는 것 같지만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신년사 발표 장면은 마치 수령과 인민의 사이에 놓여있는 큰 벽을 허물어서 민심을 얻으려는 시도로 보이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서류를 보면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의)시선이 어딘가 모르게 문답식통달경연대회 에서 암기내용을 발표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해 주민들은 신년사가 끝난 후 위신도 서지 않고 아주 어색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년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은 신년사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당중앙위원회청사 내부 장식과 (김정은의)양복을 비롯한 신발 모양 등에만 시선이 쏠렸다”면서 “원수님이 앉아있는 고급 소파와 고급 책장, 검정 구두 등이 모두 비싼 수입산이어서 인민의 지도자라는 선전을 비웃는 형편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일 “새해 신년사를 시청한 주민들은 하루가 지난 오늘까지도 올해 신년사를 ‘소파 신년사’로 부르면서 매우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확실히 선대수령들보다 김정은원수님은 정치스타일이 반짝반짝하지만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 없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북남수뇌상봉영상이 녹화로 방영되었는데 처음으로 신년사 발표시간에 남조선대통령 사진을 내보내 주민들은 놀라면서도 올해에도 북남관계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되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비핵화를 실천하지 않으면 올해도 미국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주민생활은 풀리지 않을 텐데 빈말 신년사가 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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