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김여정 담화에 “어린 소녀가 횡설수설...크게 달라진 내용 없어”
2020.07.10
앵커: 갑작스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두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크게 놀랍거나 달라진 것은 없다는 반응입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읽고 나서 한국과 미국을 향해 갖가지 악담을 쏟아내던 그녀였는데 갑자기 순화된 억양에 적잖이 놀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른바 ‘대북 적대시정책’을 버리지 않으면 미국과의 외교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그녀의 메시지는 지금까지의 북한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이 한결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김여정의 담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녀의 억양입니다. 평상시에 거칠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부드러워졌습니다. 그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기 때문인데요.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된 다음에 (대화) 기회가 생길 겁니다. 지금 당장은 대화하고자 하는 열망이 북한에는 없습니다.
그러면서 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재차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이 북한의 요구에 흡족할 만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 선거 이후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지만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나 미사일 엔진실험 등 소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고스 국장은 내다 봤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도 같은 날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여정은 ‘아직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김 씨 일가는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우리에게 ‘놀람’을 경고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며 김여정의 담화내용을 평가절하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김 씨 일가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그들이 바라는) ‘놀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뒤섞여 있다면서, 결국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그 시기와 방법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배리 편집장: 어린 소녀가 인터넷 사회관계망에서 횡설수설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녀 자신도 담화가 개인적인 견해라고 인정하고 있고, 자신이 지도력이나 오빠인 김정은의 생각을 반영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의 생각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김정은은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부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 백악관 측은 1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