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학생들에 ‘충성의 편지전달 이어달리기’ 강요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05.24
북 당국, 학생들에 ‘충성의 편지전달 이어달리기’ 강요 전국소년단원들의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출발모임이 지난 18일 백두산밀영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 모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한 소년단원들이 바치는 충성의 편지 전달모임이다.
/연합뉴스

앵커북한 당국이 소년단 창립 77돐을 맞으며 각 도에서 선발한 모범 소년단원들에게 ‘충성의 편지전달 이어달리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6월 6일은 북한의 조선소년단 창립 7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6.6절)을 맞아 각 도에서 선발한 모범적인 소년단원들이 ‘충성의 편지’ 전달식을 열고 백두산에서 출발하여 각 도를 지나 행사 당일에 평양의 소년단대회장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9일 “어제(18일) 저녁 8시에 소년단 창립 77돐 ‘편지전달 이어달리기’ 행사가 혜산시에서 있었다”면서 “전국에서 선발한 모범 소년단원들 중 도내 대표들이 ‘량강도’ 기발을 날리며 평양으로 출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진행된 ‘편지전달 이어 달리기’는 백두산에서 첫 출정식을 가진 것으로 안다”면서 “선두에 ‘량강도’라고 새긴 깃발을 든 학생이 서고 그 다음에 ‘편지함’을 멘 학생이, 뒤이어 전국의 50여명의 모범 소년단원들이 사열종대를 지어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편지전달 이어달리기는 각 도 소년단원들이 당과 원수님(김정은)에게 다지는 충성의 맹세를 담은 편지를 평양에서 개막하는 소년단 10차대회에 전달하는 국가행사”라면서 “대열의 뒤에는 5대의 승용차와 대형 버스 1대가 따라 섰다”고 설명했습니다.

 

편지는 각 지역의 학교에서 소년단 지도원들이 글을 잘 쓰는 학생을 뽑아 쓰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편지전달 이어 달리기 대열이 지나는 혜산시 도로에는 깃발과 꽃을 든 학생여맹원들이 늘어서 열광적으로 환영했다”면서 “보안원들이 구간마다 서서 대열이 지나는 도로를 차단하고 신문기자가 행사장면을 (사진으로찍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며칠전 삼지연에 도착한 50명의 전국 학생대표들은 어제 백두산 정일봉에서 첫 출발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각 도 소재지를 통과할 때마다 해당 지역 대표에게 편지함을 넘겨주고 전달식 의미로 테이프를 끊으며 평양까지 가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연도환영에 나온 수많은 주민들은 학생대열을 보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면서 “일부는 평양으로 가는 학생대표들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반면 일부 주민들은 수령에 대한 우상화에 학생들을 강제로 동원한다며 비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어제 양강도에서 모범적인 소년단 열성자들로 구성된 각 도 학생대표들이 백두산 정일봉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떠났다”면서 “조선소년단 창립 77주년을 성대하게 경축하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충성의 편지전달 이어달리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지방의 학생대표들은 6월 6일에 평양에서 개최되는 조선소년단 제10차 대회에 전체 소년단원들의 한결 같은 마음을 담은 ‘충성의 편지’를 전달하게 된다”면서 “백두에서 시작된 혁명위업을 천만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당에서 모범 소년단원들을 선발해 편지이어 달리기 행사를 조직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창립 77주년을 성대히 경축하는 평양에서 소년단대표들은 원수님(김정은)과 기념촬영도 하고 대회선물도 받을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서 “일부 간부들과 돈주들은 자녀를 이번 소년단 대회에 참가시키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반면 일반 주민들은 대부분 강제로 진행되는 국가행사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이어달리기 대열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당에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그냥 환영행사에 나오라고 하면 나갔다가 철수하곤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열 뒤로 승용차와 대형버스가 따라 섰는데 환영구간을 벗어나면 학생들을 태우고 이동하게 된다”면서 “학생들이 평양까지 계속 달릴 수 없으니 행사 외의 구간에서 버스에 태우고 다른 도에 도착하면 돌아오는 행사차”라고 덧붙였습니다.

 

1946 6 6일에 창립된 조선소년단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산하단체로 올해로 77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북한은 조선소년단에 만 7~13세까지의 학생들을 조직적으로 가입시킵니다. 2022 6월 초 제9차 소년단대회를 예정했던 북한은 코로나여파로 미루다가 12 26일에야 개막했습니다김정은 집권후 2013 6월과 2017 6월 제8차대회 이 후 5년 단위로 열리던 소년단대회가 6개월만에 다시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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