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인공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로 북한이 실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개연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2006년 이미 채택된 결의 1695호와 1718호의 엄격한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제재안을 담은 결의를 채택했지만 당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 있던 남한과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별 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는 당시 상황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Klingner: 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지금까지 부시 미국 전 행정부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북한에 항상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번에는 제대로 연합해 강력한 대북 제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실제 효과를 본 대북 제재의 예로 방코델타아시아은행과 관련된 대북 금융제재를 꼽으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에 남한과 중국이 제대로 참여한다면 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역임한 케네스 퀴노네스 일본 아키타국제대학 교수는 일단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발사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 후에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큰소리로 북한을 비난할 뿐 북한에 실질적인 제재를 가하지 못하리라고 내다봤습니다.
Quinones: 북한은 이미 제재를 당하고 있어 추가 제재는 별 소용이 없습니다. 대북 제재는 오직 미국과 남한, 일본의 정치인만 도와줄 것입니다. 미국과 남한,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해 불만(complain)을 토로하는 일 외에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퀴노네스 전 북한담당관은 과거 8년 동안 미국의 부시 전 행정부가 군사 공격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북 정책을 써 봤지만 어떤 정책도 별 효과를 내지 못했다면서 국제 사회가 현 상황에서 미사일을 쏘려는 북한을 비난하면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일 정권의 입지만 강화해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퀴노네스 전 담당관은 한미일 세 나라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북한의 동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중국과 협조해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면 유엔의 제재를 받는다는 점을 이미 알면서도 자국에 실질적인 타격은 없으리라는 계산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크게 주목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