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북 ‘울산 인근 미사일 발사’ 주장에 “사실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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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군은 북한이 울산 앞바다에 최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사실이 포착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7일 관영매체를 통해 지난 2~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 대남 군사작전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북한.

도발 일지까지 공개해가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다양한 무기를 집중 동원했다고 밝힌 가운데, 울산 앞 80km 부근 공해상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군은 이 같은 사실을 포착한 바 없다며 북한 측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탐지 및 분석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까지 한국 군에 포착되거나 탐지된 것은 없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 측이 내놓은 다른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지난 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발사된 것으로 파악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관련해 이날 발표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NLL 이남 동해상에서 미사일 잔해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수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해군 구조함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무인수중탐색기를 투입해 해당 물체를 인양했고, 관계기관이 정밀 분석중이며 미사일 잔해로 추정하는 상당한 근거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날 북한이 지난 4일 5백 대의 전투기들을 동원해 대규모 작전을 펼쳤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 군은 당시 군용기 항적 180여 개를 포착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군은 지난 3일 발사돼 정상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신 ICBM ‘화성-17형’에 대한 내용을 북한이 이날 발표에 포함시키지 않고, 구형 ‘화성-15형’으로 보이는 사진을 대신 공개한 것에도 주목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ICBM이 정상적으로 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그러면서 당시 북한이 쏜 ICBM이 ‘화성-17형’이라는 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한미 정보당국은 이 미사일이 발사 후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상 비행에는 실패했고, 최고속도도 통상적인 ICBM이 내는 마하 2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은 이날 통화를 하고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조현동 한국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통화하면서 북한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도 이날 통화를 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에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3자 전화 협의를 가졌습니다.

대표들은 한미의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연합훈련 등을 구실로 긴장을 고조시킨 책임을 흐리거나 전가하려는 북한의 시도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며, 도발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침묵이 북한의 무모한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안보리의 단합된 대응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가 추가 제재 뿐 아니라 의장성명·언론성명도 채택하지 못하도록 반대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3국 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조달과 대북제재 회피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국제공조를 더욱 강화하자는 데도 공감했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통화에서 암호화폐 탈취 등을 통한 북한의 핵·미사일 자금 조달을 차단하는 노력을 배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3국 북핵 대표들이 통화를 한 것은 지난 3일 이후 나흘 만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