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미사일 사진 공개에 “기만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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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한미연합 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주 군사작전을 진행했다면서 20여 장의 미사일 발사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진을 대내 선전용, 또 외부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기만전술'로 평가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7일 관영‘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한미연합공중훈련인‘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군사작전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시 발사한 각종 미사일 사진 20여 장을 공개했습니다. 이 중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초대형 방사포 등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북한은 한미 양국 군이 탐지 못한 지난 2일 울산 앞바다에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쐈다고 주장했고, 전투기도 500대나 동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번 실패했다고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도 공개했는데, 최신기종인 화성- 17형이 아니라 화성-15형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 측 주장 내용을 그대로 믿긴 힘듭니다. 이날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울산 앞바다 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500대 출격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의 이같은 과장된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초에도 북한은 군용기 150여 대가 동원된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일부 전투기가 추락하거나 아예 뜨지도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울러 지난 3월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발사했다 실패한 후 화성 15형 발사 영상 일부를 짜집기해 조작해 선전 영상으로 공개한 것으로 한미 군 당국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미 당국이 명확히 밝혀낼 것이라면서, 이러한 시도는 북한 당국이 내부를 결집하고, 외부를 기만하려는 전술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북한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실패했고, 북한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화성-15형 사진을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북한은 자신들이 실패한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미 두 나라와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북한은 속임수와 기만에 능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들의 의도를 관철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North Korea is masterful at denial and deception. North Korea doesn't want to show failure because they want to show strength and capabilities to support its political warfare and blackmail diplomacy strategy which is coercive concessions from alliance and international communities.)

다만, 화성-17형 시험발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곧 ICBM 발사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어 한미양국은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패트릭 크로닌(Patrick Cronin)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전자우편을 보내 "500여 대의 항공기를 발진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은 명백한 과장처럼 보인다"라며 "어떤 사진도 놀라운 점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위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과 국제언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Pyongyang is relying on Korean and international media to amplify their attempt to appear menacing for coercive effect.)

미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수 김(Soo Kim) 정책 분석관도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북한은 최근 집중포화를 통해 한미 간 긴장 국면을 지속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라며“특히 김정은이 핵실험을 강행할 의향이 있다면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f Kim is intent on conducting a nuclear test, he may want to make sure that the atmosphere is ripe for such a provocation.)

그는 “북한은 그 위협을 실제보다 더 크게 묘사하기를 원할 것”이라면서도“그렇다고 해서 북핵 위협을 경시하거나 단순화시켜서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