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후 한반도 배경 드라마 ‘종이의 집’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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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한이 종전을 선언하고 난 미래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한국의 TV 드라마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를 재각색한 '종이의 집(Money Heist)'이 지난달 24일 공개되자마자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스페인에서 만든 원작과 달리 한국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종전선언 후 통일을 앞두고 있는 2026년 미래 한반도가 배경으로 설정됐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높아진 한반도의 현실과 달리 ‘종이의 집’에서는 남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경제협력에 나선 모습들이 나옵니다.

북한에서 한국 가요를 몰래 들으며 한국의 유명 가수, BTS의 팬이 된 북한 여성도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1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종이의 집’은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세계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몰디브, 싱가포르, 모로코, 베트남(윁남) 등에서는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남북 문제를 다룬 한국 드라마는 전 세계 대중들에게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치나 뉴스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최소한 남북간 현재 상황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에 외부 정보와 영상물이 담긴 USB(이동식저장장치)를 보내는 ‘노체인(No chain)’ 미국 본부의 찰스 육 본부장 역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육 본부장 :넷플릭스(의 영상물)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젊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는데요. 이런 드라마를 통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북한에 대해 얘기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은 항상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육 본부장은 다만 북한이 최근 몇년간 외부 영상물 반입과 유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상황에서 특히 한국 드라마 시청과 관련된 처벌 수위가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국 드라마는 USB에 담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과거 사례로 비춰 한국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 브로커를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며, ‘종이의 집’ 역시 수개월 후 반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 분석관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이의 집’은 한국 대중문화에 북한, 탈북민 문제가 깊게 스며들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국제적으로 방영되는 이런 드라마나 영화가 비공식적으로 많은 시청자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만큼 남북관계나 북한 정권을 정치화하지 않고,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소영,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