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경제 공동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관련한 내용은 굉장히 적었는데요.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사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3.1절 기념식에서 “한반도에 평화, 경제공동체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일 서대문 형무소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한국의 독립과 한일 관계와 관련한 발언에 집중하면서 북한에 대한 발언은 자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들께 이 목표를 함께 이뤄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이번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 극히 적었던 것은 역대 한국의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청와대 측은 다른 정치적 현안보다는 3.1절 본연의 내용을 기념사에 담는데 충실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접촉하며 현안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한 만큼 이번 기념사에 대북 메시지를 담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현재 한국 정부가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대북 발언을 자제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기념사에서 북한과 관련한 내용이 적었고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이는 한국 정부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고위급 접촉 이후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미북이 서로 대화 용의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입장을 내놓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미북대화를 중재하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관련 발언을 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정부는 북한과 비공개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이런 내용을 기념사에서 언급하면 한미 동맹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핵화와 관련한 얘기를 하면 북한이 한국에 배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평창올림픽 당시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통일 자문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미북대화에 변수가 많다는 점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조 장관은 이어 대북특사 파견을 비롯한 북한과 분야별 대화를 이어가면서 긴 호흡으로 남북 간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