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정은 방사포 현지지도, 전력화·무기수출 다목적 행보”
2024.05.13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형 240mm 방사포 관련 현지지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행보에 신형 240mm 방사포 배치를 통한 전력 증강, 외부 수출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 등은 13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를 시찰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방사포 차의 자동화 체계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됐다”며 “방사포 차들을 꽝꽝 만들어내기 위해 생산 공정의 현대화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앞서 11일에는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mm 방사포를 올해부터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고 전날 김 총비서가 “조종 방사포탄의 시험 사격을 보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재래식 무기인 240mm 방사포 관련 공개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내부 전력 증강과 무기 판매 등 이중적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매체 발표에 담긴 ‘세계적’, ‘첨단’ 등의 표현은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표현”이라며 “자신들의 무기 역량이 최첨단 수준에 이르렀고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총비서의 현지시찰을 보도하면서 ‘세계적인 첨단 기술력’, ‘첨단설비의 효율적 배치’ 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북한은 기존 240mm 방사포의 노후화로 인해 신형급 방사포로 대체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유도 기능을 추가한 신형 240mm 방사포가 실전 배치될 경우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중적인 목적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일종의 쇼케이스 또는 세일즈 개념이 상당히 강하게 내포돼 있다고 보여집니다. 방사포를 대형화하고 유도성을 부여해 집중사격, 연발사격을 통해서 초기 화력전에서 완전히 제압을 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개발하고 있으니까,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수출에 중점을 둔 활동으로 보인다”며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고) 자신들의 몫도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재래식 전력 강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를 통해 방사포에 ‘자동사격종합지휘체계가 도입’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GIS 아르타(Arta)와 같은 시스템을 자신들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GIS 아르타는 우크라이나 프로그래머들이 영국과 협력해 개발한 것으로, 드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적 위치를 확인한 후 가장 적합한 공격 수단을 선택하도록 지원해주는 기술입니다. 양욱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기본적으로 수출을 염두에 두고 수출을 통한 재래식 전력 강화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라고 저는 평가해요. 아마도 GIS 아르타와 같은 시스템을 북한도 신경을 쓰고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아요.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다분히 러시아, 중동 국가들에 무기를 수출하려는 의도에서 김 총비서가 현지지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또 “이제 군수물자가 북한이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출 주력상품이 된 것 같다”며 “북한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분쟁이 일종의 무기수출 특수로 여겨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실제 북한 같은 나라들로부터 무기를 불법적으로 수입하려고 하는 테러단체라든가 불량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직접 방문해서 현지지도하는 것이 다분히 무기 세일즈를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일종의 무기 수출을 할 수 있는 특수라고 볼 수가 있겠죠.
이와 함께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유도 기능을 갖춘 신형 240mm 방사포가 실전 배치될 경우 “예전보다 무기체계 효과성도 높아지고 용도의 다양성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서울 내 목표지점에 대한 대규모 정밀타격뿐 아니라 서해상 한국 해군전력을 마비시키기 위한 국지도발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신형 240mm 방사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전쟁 준비를 본격화한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서해 2함대 작전 전력을 마비시키기 위한 국지도발이라든가 아니면 전쟁준비로 가기 위한 위기조성 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도 쓸 수 있다는 거죠. 전쟁준비를 본격화하는 것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가시적인 지표로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의 구병삼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북한의 무기 생산 과정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의도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