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신형 대북 ‘벙커버스터’ 시험 성공”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10.13
“미 공군, 신형 대북 ‘벙커버스터’ 시험 성공” 사진은 제492시험비행단 소속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F-15E Strike Eagle)가 ‘GBU-28’ 벙커버스터를 투하하는 모습.
Photo courtesy of Royal collection of the United Kingdom

앵커: 최근 미국 공군은 지하시설을 목표로 하는 신형 벙커버스터즉 벙커 파괴용 관통탄의 투하시험을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폭탄이 북한과 이란의 지하 핵시설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에글린 미 공군기지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7일 에글린 기지 제96시험비행단 소속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F-15E Strike Eagle)35천 피트 상공에서 미국의 5천 파운드급 개량형 관통탄 ‘GBU-72(A5K)’의 투하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미 공군은 이로써 올해 7월부터 3회에 걸쳐 항공기에 ‘GBU-72’를 탑재하고 목표 지점에 투하하는 일련의 시험이 마무리 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와 별도로 지면에 탄두를 두고 압력 센서와 파편 계측기를 배치한 상태에서 기폭시켜 살상력을 측정하는 ‘아레나 시험(arena test)’도 진행했다고 덧붙이면서도, 폭탄의 구체적인 관통 능력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공군에 따르면 미국의 이 새로운 개량형 ‘GBU-72’ 폭탄은 이른바 벙커 버스터로 분류되는 전략무기입니다.

또 기존의 5천 파운드급 관통탄인 GBU-28을 대체하는 개량형으로 개발된 관성유도식 정밀유도 관통탄으로, 미 공군은 내년까지 추가적인 체계통합시험 및 운용시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벙커 버스터란 지하에 존재하는 적군의 벙커, 즉 방공호를 무력화시키며 적의 공격에 대비한 특수 구조 강화 지하 구조물을 파괴하기 위해 지상을 관통하여 내부를 타격하도록 설계된 폭탄을 말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 공군 전문지 ‘에어포스타임스(AirForceTimes)’12일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미 공군이 북한과 이란에 대항할 신형 벙커 버스터 폭탄을 시험했다는 제목으로 해당 소식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에어포스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공군이 신형 벙커 버스터폭탄의 시험을 마무리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동기 중 하나로 북한과 이란의 숨겨진 핵과 탄도미사일 시설을 지목하면서, 특히 북한의 경우 지하 핵 시설은 벙커만큼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국방부 기관지 ‘성조지(Stars and Stripe)’13일 관련 소식을 다룬 보도에서 미 공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무기 시설과 같은 강화된 지하 시설을 타격에 대한 파괴력을 증가시키는 목적으로 설계한 5천 파운드짜리 매머드급폭탄을 시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군사전문가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북한은 수천에서 만개에 달하는 지하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번 소식이 잠재적으로 북한에 대한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사안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이번 미군이 공개한 신형 폭탄은 향후 한미 군당국이 필요시북한의 숨겨진 지하 시설들을 목표물로 두고 타격하는 데 대한 질적 향상을 제공하는 사안입니다.

또 실제 미 공군도 향후 유사시 북한의 숨겨진 지하시설 등을 목표로 이같은 신형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새로운 폭탄의 개발은 바이든 행정부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백악관이 지난 3월 발표한 잠정 국가안보 전략 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Strategic Guidance)’은 미국은 국가 안보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략적 접근법을 유지하고, 확장 억지력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동맹국들이 계속 신뢰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은 지하에 1만여 개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반도의 지질적 특성을 고려할 때 비밀 시설들이 화강암 암반에 뭍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지하 시설을 파괴하는 데 보다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미국의 신형 ‘GBU-72’ 벙커버스터 폭탄은 북한에 대한 전술적, 전략적 이점을 동시에 제공하며 미국이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으로 더 많은 북한의 지하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군비통제 및 비확산 전문가인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공군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신형 ‘GBU-72’ 폭탄이 기존 통합정밀직격탄(JDAM) 꼬리날개의 키트(tail kit)를 사용한 개량형이라는 점은 이 무기가 경제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음을 알게 해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공군이 이러한 무기를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다면 이는 분명 북한에 대한 중요한 이점이 될 수 있다고 폴락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한편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이 이같은 신형 ‘벙커 버스터폭탄을 보유함과 더불어 이를 실제 운용하기 위한 역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되새겨야 할 점은 이같은 군사기술에는 북한의 숨겨진 지하 시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고도의 정보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이 과거부터 비밀 지하시설의 존재 여부를 부인하거나 위장하는 데 능숙했다며,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목표물을 제대로 겨냥하지 않은 채 해당 역량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 자산을 낭비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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