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풋내기의 섣부른 행동”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0.06.17
boom620.jpg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은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체했다는 사실을 선전매체를 통해 특보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일부 간부들 속에서는 이번 행동이 국제사회의 불신과 적대감을 자초하는 ‘풋내기 지도자의 섣부른 행동’이라며 당국의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행정간부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17일 “어제(16)저녁부터 텔레비죤과 방송에서는 개성공업지구에 자리잡고 있던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우리가 완전 파괴하였다며 법석을 떨고 있다”면서 “이에 간부들은 술주정뱅이처럼 멀쩡한 건물을 파괴한 행동이 무슨 자랑꺼리냐며 한심하다는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부터 위(김여정)에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무너지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더니 사흘만에 폭파놀음을 단행했다”면서 “북남화해의 상징이었던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정치적, 경제적 이득도 얻지 못하고 국제사회의 적대감만 키우는 풋내기 지도자의 섣부른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연락사무소는 북남수뇌상봉으로 합의된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한의 투자와 우리의 노력으로 새롭게 개건된 건물이라는 건 웬만한 간부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 “사무소를 개소한지 2년도 안됐는데 밸()이 난다고 폭파해버리면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옛날부터 암탉이 소리치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요즘 풋내기(김여정)가 여기저기 나서서 분주탕 치더니 일을 쳤다”면서 김여정 당제1부부장의 정치능력 부족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무역 간부도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쌀밥도 실컷 먹지 못하는 가난한 국가로 뒤처져 있는데는 혈통으로 이어지는 수령제 때문”이라면서 “3대로 이어지는 수령제의 근간은 미국과 남조선을 적으로 규정하고 핵과 미사일을 생산하느라 국고를 탕진하면서 주민들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수뇌부가 또다시 탈북자들 운운하며 남조선에 대해 정치공세의 마수거리를 떼더니 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리는 등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데, 속내는 체제안전이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라면서 “대북제재에다 코로나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쳐들면서 생계난에 직면한 민심이 당국을 향해 폭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수뇌부는 탈북자와 남조선을 ‘주적’으로 매도하는 상투적인 수법으로 민심을 우롱하며 체제안전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외 정세의 흐름을 잘 알고있는 간부들, 특히 무역간부들은 당국이 북남간의 계약을 파기하고 폭력적 수단으로 남조선을 위협하는 것은 더 큰 파국을 자초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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