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을 방문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반도의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본격적인 방한 일정에 돌입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를 지속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신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년간의 여러 만남을 통해 내린 결론으로부터 지침을 받는다고 강조하며, 양측이 제시한 지향점은 한반도 내 핵무기 제거와 견고한 평화 구축, 그리고 한국 사람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사안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있는 권한 있는 협상상대를 임명하는 순간 북한은 미국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다만 이번 방한을 계기로 북한에 접촉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며 방문의 목적은 가까운 친구, 즉 동맹국인 한국과 대화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관련해선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으며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최선희 제1부상이 지난 4일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며 협상 재개를 일축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남북 간 협력에 대한 분명한 지지 의사도 밝혔습니다.
비건 부장관은 한국 정부의 남북 간 협력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미국 정부의 대북 대화 의지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 미국은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입니다.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같은 자리에서 비건 부장관과 조속한 시일 안에 미북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한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비건 대표와 나는 이러한 입장 하에 앞으로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비건 부장관은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조세영 1차관을 잇달아 만났습니다.
조세영 1차관과 가진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비건 부장관은 “미국의 한반도 방어공약은 철통”이라며 미국 정부와 군이 한미동맹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동맹이 한국전쟁 이후 70년 동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의 핵심축 역할을 하며 끊임없이 진화·발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세영 1차관도 회의에서 한반도 정세와 미중관계, 한일관계 등을 포함한 지역 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의 조화로운 협력을 계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만으로, 부장관에 취임한 이후에는 처음 이뤄졌습니다.
다음 날인 9일에는 한국 청와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비건 부장관은 방한을 마친 뒤 곧바로 일본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