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원로리 핵시설’ 보도에 “한미당국 면밀 주시”

0:00 / 0:00

앵커 : 한국 군은 평양 원로리 일대에서 핵시설이 가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시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9일 평양 원로리 지역에서 핵시설이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민간 연구단체가 내놓은 연구 결과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관련 시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 국방부가 민간 연구단체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미 정부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시설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해당 시설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북 정보 관련 내용을 세부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는 미국 CNN방송이 현지시간으로 8일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 원로리 일대 위성사진을 핵 개발 정황과 함께 보도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감시시설과 고층의 주거지, 지도부 방문 기념비, 지하 시설 등이 목격된 해당 지역은 기존에 핵 시설이 있다고 신고되지 않은 곳으로,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해당 지역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북한은 핵 협상 당시 뿐 아니라 현재도 공장 가동을 늦추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로리 지역을 오랫동안 관찰한 결과 핵 개발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탄을 계속 개발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연합뉴스는 평양 원로리 일대가 핵무기를 직접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시설과 관련이 없는 곳으로 알고 있으며 북한의 핵 개발 활동과 관련해 중요한 곳이 아니라는 한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또 위성 사진으로 볼 때 생수공장 인근에 핵탄두 개발 시설이 있다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다는 군 관계자의 말도 전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이 영변 핵시설을 제외한 북한의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핵시설은 워낙 은폐 가능성이 크고 또 쉬운 일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볼 때 아직 한미 당국이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을 뿐 한 번도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며 이 같은 의혹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해당 시설이 위성에 포착된 것과 관련해선, 북한 당국이 이를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북 비핵화 대화가 정체된 상황에서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핵물질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줬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 같은 태도가 실제 무력시위로 이어진다고 해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이른바 ‘금지선’을 넘는 것 보다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나 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