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철군, 주한미군에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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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가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홍건식, 이상근 연구위원은 7일 아프간 사태가 주한미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이들은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안보전략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동의 미군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긴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주한미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에 따라 병력의 철수나 감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군 당시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은 근본적으로 다르며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사실, 그리고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이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발언을 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한미가 각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있는 영토를 위협하는 태평양 지역에서의 무력 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각자의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행동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홍건식, 이상근 연구위원은 다만 미국의 안보전략 변화에 따른 미군 재배치로 주한미군이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으며 특히 전략적 유연성이 강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 같은 유연성이 지나치게 증가하지 않도록 조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정권 수립 73주년인 오는 9일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이날 복수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군 당국이 현재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진행 중인 열병식 준비 상황으로 미뤄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오는 9일에 행사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한미 정보 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다가오는 북한 내부 일정과 연계한 열병식과 같은 대규모 행사 준비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와 여러 종류의 전술미사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군 당국의 관측입니다.

한국 청와대도 이날 평양 열병식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최근 북한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서 장관은 평양 미림미행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그런 징후가 있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며 “열병식을 준비하는 단계 및 행사 당일 등을 포함해 면밀히 추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번에도 야간 열병식을 할 가능성과 함께 행사 때 내놓을 수 있는 대미, 대남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당일인 10일 새벽 열병식을 한 데 이어 지난 1월 14일에도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을 했습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미국도 주한미군 정찰기 3대를 이날 오전 최전방 일대로 출격시켜 대북 정찰에 나서는 등 북한 동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