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일연 “응답자 90% 북 핵포기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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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국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대학 연구기관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13일 발표한 ‘2020년 한국인의 통일의식’ 설문조사.

만 19살 이상 65살 이하의 한국 국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가까이는 향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점점 없어진다고 생각해서 89.5%의 압도적인 다수가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82%에서 7%p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07년부터 14년 동안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북한의 핵 보유가 한국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6%가 그렇다고 대답해 지난해의 79%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치를 보였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핵실험 등에 대한 학습효과로 한국 국민들이 어느 정도는 북핵을 상존하는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현재 변화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39%만이 ‘그렇다’고 대답해 상당수가 긍정적인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북한 내 인권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5%로 나타나 지난해의 83%보다 소폭 늘었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한국 국민들이 예년보다 북한에 대해 좀 더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진단입니다.

올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한국의 ‘협력 대상’이라고 본 응답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018년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50%를 밑돌았습니다.

반면 ‘경계나 적대 대상’이라고 본 응답자는 2년 연속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 국민들이 지난해 초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경색된 한반도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령별로도 지난해까지는 응답자 연령대 가운데 20, 30대 정도가 비판적으로 돌아서는데 그쳤다면, 북한의 잇단 대남 비판 담화문 발표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이 이어진 올해는 전 연령대에 걸쳐 부정적인 평가가 증가했습니다.

또 통일을 함께 논의할 상대인 북한정권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4%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0%p 가까이 급락한 수치입니다.

북한정권이 현재 통일을 원하고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75%가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0일 자정에 열린 열병식에서 모두 19종, 139대의 무기가 식별됐다며 이는 지난 열병식들에 비해 다소 작은 규모지만 등장 무기의 다양성과 위력 측면에서는 역대 가장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등장과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북극성-4A’, 그리고 실물로 선보인 초대형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를 이번 열병식에서 주목할 북한 군의 전력으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