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미국과 대북 신뢰구축 방안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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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수혁 주미한국대사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미국과 다양한 신뢰 구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13일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이수혁 주미한국대사는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을 조기에 재가동하는 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사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신뢰 구축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한미 간에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종전선언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해당 사안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고 그 합목적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혁 주미한국대사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미국이 진지하게 검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대사는 다만 한미 고위층이 종전선언 목적과 방법, 과정, 영향력 등을 깊이 있게 협의 중이라면서도 미국이 진지하게 검토 중인만큼 그 방향성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 측은 한국 정부가 비핵화 수단인 종전선언을 정치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간 전날 협의를 언급하며 “미국 측 발표에는 종전선언 이야기가 없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미국의 관심사가 강조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해 회의적이고 신중한 입장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임기 말에 무리하게 종전선언을 추진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한미 간 신뢰가 손상될 것”이라면서 종전선언은 비핵화의 입구가 아니라 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같은 당의 태영호 의원도 아직 미국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는 발표를 한 바 없다며, 한미 안보실장 협의에서 양국 간 시각차가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북한에 대한 외교적 기조를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당시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문제 삼고 있는 대북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미국 측의 진정성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수혁 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등 북한 측이 내놓은 일련의 발표문이 담고 있는 의미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한국 내 여론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이 잇달아 내놓은 발표문을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남북, 미북 대화가 진전될 요소가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북한의 입장을 지켜봐야 하지만 상황이 되면 적절한 타개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대사는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된 전술핵 재배치 주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한국 내 전술핵 배치를 고려한 적도 없고 그럴 의향도 없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 내 대통령 선거 주자 가운데 일부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에 전술핵 재배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미일 3국 간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다음 주쯤 미국에서 개최될 전망입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14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합니다.

3국은 지난달 1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고 같은 달 28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외교를 통한 비핵화를 지향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14일 일본 도쿄에서 대면한 바 있는 세 당국자의 만남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 발족 후 처음 성사되는 것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