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국방장관 “굳건한 국방태세 확립”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20.11.23
yonpyongdo.jpg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전투영웅 제10주기 추모식'에서 분향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 군이 감행한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를 맞은 가운데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과거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3일 국립대전현충원과 연평도 평화공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 추모식.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대전에서 열린 행사에서 “역사가 말해주듯,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 “올해는 연평도 포격 도발 10주기이자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라며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 한국 군은 과거의 아픔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이어 “10년 전 이날 북한이 평화로웠던 연평도에 기습 도발을 감행했다”며 당시 희생된 한국 해병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보여준 조국 수호를 위한 살신성인 덕분에 오늘날 한국 군이 평화를 지키고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의 연평도 추모행사 참석은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으로, 과거에는 매년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왔지만 2016년부터는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이 천안함 폭침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되면서 이 행사에만 참석해 왔습니다.

한국 해병대는 이날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한국 해병 두 명의 부모를 명예해병으로 임명하고, 포격전 당시 대응 사격을 했던 K-9 포상 두 곳 중 한 곳을 안보전시관으로 조성해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연평도 포격 도발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북한과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평도 포격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북한이 한국 영토와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한국 정부는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같은 당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근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한국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한국의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다른 야당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때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평도 포격 당시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한국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국회 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희생된 장병과 민간인의 죽음을 추모하며 연평도 포격 도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한국 공무원 피격 사망 등이 70여 년 동안 지속된 남북 대결의 장벽이자 우리가 마주한 분단의 현실이라는 점을 다시 절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특히 지난 6월 일어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가리켜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남북관계의 역사가 무너지는 듯한 너무나 무책임한 장면”이라며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평화로 가는 한국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이 장관은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또다시 나아가야 한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장관은 새로운 남북관계의 변화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서울과 평양, 개성, 신의주 등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에 맞서 한국 해병대 연평부대가 자주포로 즉각 대응한 전투로, 당시 한국 해병대원 두 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북한도 역시 수십 명의 인명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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