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 10명 중 9명 ‘북, 핵포기 않을 것’”

6일 동아시아연구원(EAI)와 성균관대 동아시아공존협력연구센터가 개최한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 결과 발표’ 행사.
6일 동아시아연구원(EAI)와 성균관대 동아시아공존협력연구센터가 개최한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 결과 발표’ 행사. (RFA PHOTO/서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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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성균관대 동아시아공존협력연구센터는 6일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는 지난 2005년을 시작으로 매년 5년마다 실시되는 전국민 설문조사입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5월 6일부터 27일까지 면접원에 의한 대면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90.2%(904명)로 조사됐습니다. ‘매우 그렇다’의 경우 응답자의 48.3%(484명), ‘대체로 그렇다’는 41.9%(420명), ‘별로 그렇지 않다’는 9.2%(92명), ‘전혀 그렇지 않다’는 0.6%(6명)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핵이 한국에게 심각한 위협이라고 보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95.4%(956명)로 나타났습니다. ‘매우 위협’의 경우 55.6%(557명), ‘다소 위협’은 39.8%(399명), ‘전혀 위협 아님’은 4.6%(46명)입니다.

황태희 연세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핵을 심각한 위협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이전 2010년과 2015년 조사에서도 95%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올해의 경우 처음으로 북핵을 ‘매우 위협’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다소 위협’이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황태희 연세대 교수 :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지금처럼 고도화되지 않았던 시점에서는 다소 위협이라고 보는 비율이 높았지만 2015년 이후에 핵·미사일이 고도화된 이후에는 매우 위협이라는 인식이 가장 높았습니다.

한미동맹 강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미동맹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2005년 30.3%를 시작으로 2010년 37.9%, 2015년 43%, 2020년은 44.6%(447명)로 점차 그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독자외교 추진의 경우, 2005년 37.1%, 2010년 26.5%, 2015년 20.9%, 2020년 27.0%(270명)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수치는 바람직한 한미관계에 대해 응답자들에게 0점(독자외교 추진)에서 10점(한미동맹 강화) 사이의 점수(모름·무응답 포함)로 평가하도록 한 문항의 결과입니다.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 사태 발발로 인해 미국의 소프트 파워, 즉 문화적 영향력이 약화됐음에도 한국 국민들은 미국을 판단할 때 안보 문제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 : 주독미군 철수와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분담금 문제 등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봤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에도 미북 정상회담 등 기존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보다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기대 등으로 동맹을 여전히 지지…

같은 행사에 참석한 정성철 명지대 교수는 5년 전보다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한미동맹에 대해선 한국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철 명지대 교수 :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로 한미동맹은 여전히 유용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대중들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위비분담금 문제 등 요인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한미동맹의 미래가 밝은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조사의 경우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 표집 오차는 ±3.1%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