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서 북한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정부는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20년 방위백서를 채택했습니다.
올해 일본의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자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 북한이 빈번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사일 기술 습득을 의도하고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올해 방위백서에는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를 이미 실현한 것으로 보이며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이 새롭게 담겼습니다.
지난해 방위백서의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해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의 실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한 데 반해, 올해 백서에선 훨씬 현실적인 위협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와 더불어 올해 방위백서는 “이미 실전 배치된 것으로 보이는 노동, 스커드-ER에 더해, 북한이 ‘북극성’과 ‘북극성-2’라고 호칭하는, 일본을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은 이미 필요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했습니다.
장거리를 비행해야 하는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 데 이때 필요한 것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입니다. 마하 20에서 30사이의 초고속으로 대기권에 진입한 탄두부가 수천 도에 달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게 재진입 기술의 핵심입니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더 긴 핵탄두 운반수단의 실용화에 필요한 기술을 획득했는지에 대해선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ICBM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마저 획득하게 된다면 미국에 대한 전략적 억지력을 확보했다는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에 의한 역내 군사적 도발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 2019년 5월부터 발사해 온 최소 3종류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통상적인 탄도미사일보다 저공에서 비상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미사일 방위망 돌파를 기도하고 있다면서 고도화된 기술이 더욱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에 응용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미북 간 대화 프로세스를 지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 한국 등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기술했습니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일본이 올해 방위백서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한 것은 자국 방위 차원에서 ‘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기본으로 해서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숙현 실장은 일본이 북한에 대해서 공격을 받았을 경우에만 방위한다는 일본 헌법 상의 ‘전수방위’ 원칙의 의미를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적기지 공격론이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등 일본에 대한 공격이 명확히 예측되는 경우 일본이 선제공격을 해 이를 제압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