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재무부 “북 외교관 등 확산금융 활동, 영국에 위협”

워싱턴-지정은 jij@rfa.org
2021.09.24
uk_nk_embassy_b 사진은 런던의 주영 북한 대사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영국 재무부가 대량살상무기 관련 확산금융에 대한 첫 종합 평가서를 공개하며, 북한의 확산금융이 영국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재무부는 23확산금융 관련 국가 위험도 평가서(National risk assessment of proliferation financing)’를 공개했습니다.

확산금융은 대량살상무기의 제조와 취득, 보유, 개발 등에 사용하기 위한 자금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영국 내 확산금융 위험에 대한 첫 종합적인 평가를 다룬 이번 보고서는 확산금융 관련 주요 국가 행위자들로 북한과 이란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북한 관련 확산금융 행위자들이 영국에 위협이 된다며, 구체적으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이 내재된(inherent) 확산금융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에 주재하는 여러 북한 대사관과 외교공관 직원들이 비외교적 수단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북한 기업을 위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이들이 금융 체계에 접근하도록 돕는 등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확산금융 활동에 관여해왔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도심에 위치한 대형 은행들은 북한 공관 및 공관원의 은행 계좌를 제한하는 유엔 안보리의 의무사항을 인지하고 있겠지만, 모든 은행이 이 사안에 대해 익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현재 영국에 거주하는 북한 해외 노동자는 없다면서도, 학생 비자로 영국에 거주하는 북한인들에게 수익 창출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의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영국이 대북 사치품의 공급처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 정권은 사치품을 구입한 후 무기 확산에 사용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이를 북한 부유층에게 재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선박 대 선박방식을 통한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 등 역시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확산금융에 대한 영국의 취약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자금 조달과 이동을 위해 암호화폐(cryptocurrency)를 사용하면서 전통적인 금융 체계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확산금융 관련 사이버 범죄 활동은 국제 금융기관, 중앙은행, 암호화폐 기업 등을 통한 절도 및 돈 세탁을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영국에서 사업체를 등록하기 용이하다는 점 역시 향후 확산금융 행위에 악용될 수 있다며, 과거 중국의 한 대형 대북 무역업체가 영국에 유령 회사를 설립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군수품 및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품목(dual-use items)을 생산하는 영국 내 모든 분야 역시 확산금융 행위자들의 악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국은 엄격한 수출 통제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유령회사와 북한을 대신해 활동하는 개인 및 단체는 흔히 중국의 랴오닝 지방을 통해 북한에 민감한 물품을 운송하는 등 제 3국을 통한 이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영국의 독자 제제와 유엔 제재, 수출 통제 조치 등이 영국의 금융 체계를 악용하려는 확산금융 행위자들의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공 및 민간 분야가 이러한 제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이를 악용해 무기 확산을 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앞서 여러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대북제재 하에서도 세계 무역 구조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달 초 한 화상회의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역임한 마이클 로저스 미 사이버사령부 전 사령관의 말입니다.

로저스 전 사령관: 우리는 북한이 재정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엇을 시작했습니까? 은행을 털기 위해 사이버 공간을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돈을 훔치기 위해 사이버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당시 로저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범죄집단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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