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 북한 해커가 연루된 해킹조직인 '라자루스' (Lazarus)로 인한 피해액을 보상받기 위해 필리핀 '리잘 상업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은 31일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리잘 상업 은행'(RCBC∙Rizal Commercial Banking Corp)을 상대로 지난 2016년 해커로부터 탈취당한 8,100만 달러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파즐 카비르(Fazle Kabir) 총재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모든 필요한 절차가 완료됐고, 방글라데시는 이 사건을 위해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협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All necessary processes have been completed and Bangladesh signed an agreement Tuesday night with the New York Fed Bank to assist Bangladesh in handling this case.)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있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계좌에서 8,100백만 달러가 해커들에 의해 불법 송금됐습니다.
이후 이 자금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리잘 상업은행'으로 송금된 후, 신속히 인출돼 필리핀 카지노로 흘러 들어가 '돈세탁'이 이뤄졌습니다.
현재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등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욕에 법무팀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미국 법무부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사건'이 북한 관련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라자루스'의 일원인 북한 해커 박진혁을 기소했습니다.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라자루스' 소속의 박진혁을 2016년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해킹해 8,100만 달러를 탈취한 혐의 등을 적용해 공개 수배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규모의 '리잘 상업 은행'은 지난30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사이버 공격에 대한 책임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 있다며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 고의적으로 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리잘 상업은행'은 이번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뉴욕 최고의 변호인단을 고용했다고 전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을 해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해커 조직인 '라자루스'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고의적으로 수많은 송금 요청을 보내, 애초 피해 금액인8천100만 달러가 아닌 총 8억 5천만 달러를 탈취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방글라데시 외교부와 필리핀 외무부는 북한과 연관된 해킹조직으로 인한 이번 피해 보상금 소송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31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