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북 비핵화 협상 문턱 높이고 관망…비핵화 기회 아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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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고유환 한국 통일연구원장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4일 한국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

고유환 한국 통일연구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문턱을 높인 상태에서 정세를 관망 중이라고 진단하며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고유환 한국 통일연구원장 : 한국전쟁 때부터 형성돼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적대관계 철회를 전제로 협상하겠다고 했습니다. 협상의 문턱이 높아진 것이죠. 그런 국면에서 관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기회는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0일 담화에서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제재 해제를 위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미북 협상은 이제 적대시 철회와 협상 재개를 교환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고유환 원장은 북한이 대북제재와 신형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난이 가중된 가운데 정체된 협상 국면을 전환할 의도로 지난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감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전략 도발은 미국의 강경조치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자제하면서 대남 강경수단을 펼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남북 간의 외교 공간인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핵실험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국면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어 한반도 비핵화 목표는 더욱 멀어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고유환 한국 통일연구원장 : 지금이 분기점이라고 봅니다. 만약 이 국면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국면에 이르게 됩니다. 한반도가 비핵화가 아니라 완전히 핵 대치하는 아주 위험한 지역으로 갈 수도 있는 기로에 서있다는 겁니다.

한편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30일 민주평통이 주최한 강연에서 미중 간 전략경쟁이라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북한은 이미 생존 전략의 하나로 핵무기 보유를 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앞으로 한반도 정세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분명히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생존 역량이 확보된 후에는 북한이 더 자유롭게 평화 공세와 군사적 압박을 해올 것으로 전망하며 이러한 공세적 평화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평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 자신의 생존 역량이 확보된다면, 즉 경제적 숨통이 트인다면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나간다면 북한은 훨씬 더 자유롭게 평화 공세도 가능하고 군사적 압박도 가능하고 폭이 넓어질 겁니다. 그렇지만 기존에 문재인 정부에서 추구했던 북한과의 상호협력, 소통, 공존을 바탕으로 외부로부터 오는 강대국 압박을 견뎌내고 우리 민족이 번영하자는 목표는 점점 더 달성이 쉽지 않은 구조로 가고있습니다.

김흥규 교수는 그러면서 남북이 공존을 전제로 서로 간의 불신과 안보 불안을 해소할 방안을 창출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