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북 고위급회담 이달 말 추진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8.03.16
summit_prep_meeting-620.jpg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임 실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천해성 통일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남북 고위급회담을 3월 말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본격적인 남북 정상회담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16일 열린 첫 번째 전체회의를 통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3월 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준비위 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이달 말 추진하자고 북한에 공식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측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맡았습니다.

임종석 실장은 “고위급회담에서 주요 의제와 회담 형식을 정하면 남북 간 실무회담이 분야별로 나뉘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설치 논의도 고위급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한반도 비핵화, 획기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 관계의 새롭고 담대한 진전을 위한 의제에 집중해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국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언급하며 “더 큰 고리를 끊어버림으로써 나머지 문제가 자동으로 풀리는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를 의미합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은 과거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1, 2차 정상회담보다 짧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한국 측의 동선이 짧고 회담 외의 일정이 잡힐 가능성도 낮기 때문입니다. 임 실장은 “회담은 당일 일정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의 정례화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임 실장은 “’판문점 회담’이라는 형식이 자리를 잡는다면 남북 대화가 매우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북특사단이 방북 당시 합의했던 한국의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방문도 4월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단장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맡을 예정입니다. 이들의 방북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 실무회담은 다음 주 초로 추진됩니다.

또한 준비위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30~40명 내외의 자문단도 위촉할 예정입니다. 자문단은 남북문제와 관련해 경험이 많은 원로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꾸려질 예정입니다.

준비위는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 전까지 매주 한 차례 회의를 진행합니다. 실무를 맡은 준비위 산하의 의제분과, 소통·홍보분과, 운영지원분과는 수시로 회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한국 청와대는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준비위원과 배석자 명단에는 청와대 인사를 비롯해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의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와는 달리 경제부처 당국자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핵심의제로 다룰 예정인 가운데 북핵 문제를 다루는 외교부 실무 인사가 준비위 관계자 명단에 배제된 점도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회담, 주변 4강과의 논의로 이어지면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본질적인 문제 등만 다룰 예정이기 때문에 관련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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