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미북 상호신뢰 입장서 협상 진행 기대”
2019.09.27
앵커: 한국 정부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명의의 담화와 관련해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7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와 관련해 미북 양측이 신뢰와 존중의 입장에서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은한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6자회담의 수석대표, 외무성 제1부상을 역임한 김계관이 ‘고문’이라는 직책으로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김계관 고문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북핵 6자 수석대표를 맡았고 지난 2010년에는 외무성 제1부상의 자리에 오른 바 있습니다. 과거 미국 등 국제사회와 북핵 협상을 벌일 당시 실무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김은한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외무성 고문 담화는 저희가 처음 발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왜 고문 자격으로 이런 담화를 발표했는지 그 의미에 대해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을 양해바랍니다.
북한 당국이 전직 관료에게 고문 직책을 부여한 전례에 대해서는 “최근 김선경 조선유럽친선협회 고문의 담화가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자리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이 이뤄진다고 해도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되지 않고 존속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된다면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되도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더라도 유엔사의 임무와 기능이 필요합니다.
정 장관은 북한의 최근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도 내놨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한국의 가장 당면한 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언제든지 한국에 위협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를 향한 북한의 비난에 대해서는 “표현이 저급하고 천박해서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북한 외무성이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하며 한국 정부에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라는 내용을 담은 담화를 발표했던 것에 대해서는 “저도 북한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고 반박했습니다.
남북 간 군사공동위원회가 열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북한의 책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남북 군 당국은 지난해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가동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날 한국 군 당국은 지난 26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남한 북한 선박에 대해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선박에 대한 경고사격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 선박이 지난 26일 NLL을 넘어와 K-6 기관총 10여 발을 전방 해상에 경고 사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군 소속의 수산감독대 선박은 지난 26일 오후 기관 고장으로 NLL을 넘어왔습니다. 길이 10m, 3톤급 규모의 이 목선에는 근무복 형태의 제복을 입은 4명이 탑승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국 군 당국에 “어선을 복귀시켜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는 남북 국제상선무선통신망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기관이 고장 난 북한 선박에 한국 측 요원이 승선했지만 어떤 위협 행위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