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전 미북 정상 간 ‘깜짝만남’ 가능성 더 낮아져”

0:00 / 0:00

앵커 :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미북 정상이 '깜짝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확진으로 더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확진으로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집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미 대통령 선거 이전 미북 정상 간 ‘깜짝 만남’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물리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북이 각각 11월 대통령 선거와 10월 당 창건일 등 내부적으로 대형 정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만남 가능성을 낮게하는 요인입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에 감염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진단했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 애당초 10월 서프라이즈 행사의 개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도 북한과의 만남이 '서프라이즈' 꺼리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던 것 같고 북한도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북한 당국이 2021년 초까지 당 창건 75주년 기념행사와 8차 당 대회 등 대형 정치 행사를 앞두고 있어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미 대선에 따른 경우의 수를 고려해 2021년 8차 당대회까지의 일정을 이미 고정해놨을 것”이라며 “적어도 북한은 2021년 8차 당대회까지 호흡을 길게 가지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일 것”고 말했습니다.

미북 정상 간의 만남이 아닌 실무급 간의 공식적인 만남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북 장관급 회담조차도 어렵다”며 “북한 당국도 신형 코로나로 인한 상황에서 회담을 추진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 차원의 개인적인 친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친분 유지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과 협상을 기존의 틀에서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 이후 하루만에 신속히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이같은 고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일 북한 매체에 공개한 위로전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위문을 표한다”며 “당신과 영부인이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나 만나며 개인적인 유대감을 쌓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형 코로나 확진 소식에 신속히 위로전문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실무적인 수준에서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위로전문 발신을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북한의 신속한 반응을 봤을 때 김여정 부부장이 실무선에서 정책적 판단을 신속하게 내리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