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북, 영변 핵시설서 건설활동 지속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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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건설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6일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비롯한 전문가 4명의 분석글을 올려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건설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는 지난 1일 촬영된 상업 위성 사진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38노스의 이번 분석글에 따르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공장(UEP)의 캐스케이드, 즉 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연결한 설비의 북쪽 지역을 가려놨습니다. 건물 배치와 세부 시공사항을 숨기고 건설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북한이 가린 공간은 가로 42m, 세로 15m 규모로 측정됐고 건물 동쪽 끝에서는 지름이 3m인 원 6개가 포착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38노스는 건설되는 건물의 용도에 대해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38노스는 해당 건물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우라늄 농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38노스는 “이 같은 확장에는 몇가지 기능이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이 두개의 농축 홀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이번 확장의 경우 두 홀을 이용해 저농축 우라늄을 무기용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농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38노스는 지난달에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남쪽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38노스는 해당 건물이 향후 실험용 경수로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4일 내놓은 전문가단 보고서를 통해 북한 영변 핵시설 경수로의 외부 공사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구성요소와 기술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지난 8월 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초부터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원자로에서 냉각수 방출 등 여러 징후가 발생했다며 북한이 영변 플루토늄 원자로 가동을 재개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CNN 방송도 지난달 상업 위성 업체 ‘맥사’가 촬영한 북한 영변 핵단지 사진을 통해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 내에선 북한이 향후 열릴 수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을 대비해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움직임을 일부러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북한에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응답만 한다면 미북 간 협상은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다”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을 재단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미북 회담이 재개되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하노이 회담에서의 제안 그 이상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영변을 더 눈부시게 포장하고 잘 닦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서 더 값이 나가게 보이게 만드는 거죠. 미국이 영변 핵시설만 받아가도 감지덕지하게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이어 전성훈 전 원장은 “북한이 왜 공개적으로 영변 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그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조급하게 만들어 보려는, 또한 일종의 과시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