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신년사 형식 변화 가능성 주시”
2019.12.31
앵커: 한국 통일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년 신년사가 형식적인 면에서 변화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예년과는 다르게 청중 앞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들어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나 의전이 예상하지 못한 형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올해 마지막 날까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개최된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난 1987년 김일성 국가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1987년 신년사를 1986년 12월 30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8기 1차 회의 시정연설로 대체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987년 사례를 보면 이번 신년사는 일부 청중 앞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김일성 주석은 당정 인사들을 앞에 두고 신년 연회자리에서 연설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양복 차림으로 소파에 편안히 앉아 신년사를 발표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새로운 길’을 언급한 북한이 이례적으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4일 동안 진행한 직후 신년을 맞이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새로운 길’을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하고 경제난 타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향후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북한은 이날 당 중앙위 전원회의 3일차 회의 내용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경제사업 체계 정돈, 인민경제와 주요 공업부문의 과업, 공세적인 정치외교와 군사적 대응조치 준비 등을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전략적 지위에 관련된 논의, 즉 핵 문제와 관련된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을 것”이라며 “지속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도 집중적으로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2020년은 북한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해입니다. 결국 자력갱생으로 이겨내겠다는 그런 내용일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실무자들을 더 조이고 닥달하는 결과가 나올텐데, 이로인해 실무자들이 받는 압박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전원회의에서 다뤄진 내용이 신년사에 담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대외관계 설정과 관련된 내용, 북한 주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그동안 북한이 해를 넘겨 전원회의를 진행한 전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연말을 맞이해 북한에 대한 감시태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공중감시, 조기경보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 공군의 항공 통제기, ‘피스아이’에 직접 탑승해 지휘 비행에 나섰습니다. 피스아이는 이날 오전 6시 35분 경 이륙해 한반도 남측 내륙지역과 서해, 동해를 비행했습니다.
박 의장은 이날 지휘 비행을 통해 한국 군 핵심 부대의 지휘관들에게 한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박 의장은 피스아이 기내에서 한국 군의 핵심 전력인 공군작전사령부, 육군 미사일 사령부, 최전방 일반전초(GOP)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육군 15사단,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서북 도서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 등의 지휘관으로부터 대비태세를 직접 보고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