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때 안보인 김정은’에 관심 집중…신변이상?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4.17
kimis-620.jpg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회 생일(태양절·4.15)을 맞아 고위급 간부들이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 최대 명절인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과 그 다음날까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외신들과 전문가들은 그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양절을 맞아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나 외부 활동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이튿날인 16일까지도 김정은 위원장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주요 외신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무슨 일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다양한 추정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을 우려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던 전문가들도 태양절 참배 불참은 선대에 대한 무례한 행동으로 개인 활동은 가능했을 것이라며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 ‘북한의 가장 중요한 명절에 김정은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요 행사에 불참한 사례를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CNN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이 악화됐던 2008년 9. 9절에 맞춰 열린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했는데 3년 뒤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2014년 한달 이상 외부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후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했고, 당시 한국 국가정보원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발목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며 연관성을 거론했습니다.

영국 로이터통신 역시 17일 정성장 한국 세종연구소 북한센터장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의 기념식 불참이 건강에 대한 각종 추측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이날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과 건강이상 가능성’이란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금수산궁전을 참배했지만 정작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은 참배하지 않는 불경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14일 사고가 발생해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있었던 김 위원장도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최근 무리하게 외부 활동을 하면서 몸살에 걸리거나 갑자기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 브뤼셀 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2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를 비롯해 국가 주요 행사에 불참한 데는 분명 건강상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체코  파르도  석좌: 김정은 위원장이 태양절 행사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거기다 북한이 신형 코로나 확진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만약 건강 상태가 좋았다면 참석했을 것입니다.

프랑스 AFP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부재를 두고 선대인 김일성 ∙ 김정일 시대의 전통적인 우상화를 끝내고 현대적인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16일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과 인터뷰한 한국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며 “자신을 전임자의 후손으로서가 아니라 ‘정상국가’의 현대적이고 유능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AFP통신은 또 선대의 동상에 꽃바구니만 보내고 직접 참배하지 않은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그의 성과를 강조하기 위한 내부 선전 노력의 하나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의 행사 불참에 대한 과대 해석이나 추측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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