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창리 시험장서 이상징후 포착...ICBM 시험 재개?”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12.06
dongchangri-620.jpg 사진은 2012년 1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심상치 않은 활동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이른바 핵협상 ‘연말시한’을 앞두고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된 때라 그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CNN방송은 위성사진 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5일 촬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형 컨테이너가 놓여 있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기 위한 엔진 연소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주로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 전 엔진 연소 실험을 실시합니다.

대형 컨테이너 설치를 처음 발견한 미국 미들베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화물용 컨테이너에 로켓 엔진을 실어나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준비시설이 지하 깊은 곳에 은폐돼 있기 때문에 위성사진을 통해 미사일 시험발사 계획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시험장 내 차량의 움직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특히 북한이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동창리 엔진 시험대의 상부 구조물을 철거했다가 올해 초 하노이 회담 후 복구한 뒤로 이러한 대형 컨테이너의 움직임이 처음 포착된 데 주목했습니다.

루이스 국장: 동창리 시험장에 컨테이너가 거의 없는데 흔치 않은 것이 목격된 것입니다. 이는 매우 특이한 일이며 엔진 시험 재개를 암시할 수 있습니다.

루이스 국장에 따르면 미들베리 연구소는 ‘플래닛 랩스’가 하루 두 차례 촬영하는 위성사진으로 매일 동향을 살피고 있는데 특히 최근 북한의 이른바 핵협상 ‘연말시한’ 발언 이후 북한의 대표적인 장거리 미사일 시험장인 동창리 시험장의 움직임에 주목해 왔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또 ‘연말시한’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제재 완화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내년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루이스 국장: 만약 미국이 제재 완화를 하지 않으면 북한은 중거리(intermediate )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할 지도 모릅니다.

최근 한국 당국도 동창리 시험장의 활동 재개를 감지한 바 있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익명의 한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방치해 왔던 동창리 일대 미사일 관련 시설들을 올해 초 정비했다”며 “최근 차량과 장비의 움직임이 늘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또 다른 위성사진 업체 ‘디지털 글로브(Digital Globe)’의 사진을 근거로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을 신속하게 복구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연구소는 “수직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의 복구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주로 닫혀 있던 연결타워의 덮개도 열려 발사대가 노출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동창리 시험장 관련 보도에 대한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정보 당국이나 상업위성사진을 기반으로 한 보도에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I’m not going to discuss matters of intelligence and I’m not going to comment on reports based off commercial ima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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