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위 전문가단 전 위원 “대북제재 점진적 해제 중”

워싱턴-이상민 lees@rfa.org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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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 시베리아산 유연탄 선적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은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 시베리아산 유연탄 선적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닐 와츠(Neil Watts) 전 위원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점차 해제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와츠 전 위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한 언론이 입수해 공개한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많은 대북 제재 위반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와츠 전 위원: 이 보고서 초안을 볼 때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이 해제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광범위하게 교역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대부분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간 대북제재 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 내용을 보면 대북 제재 위반은 계속되고 있고 북한의 교역은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볼 때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점진적으로 해제되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유엔 대북제재가 북한을 비핵화하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다고  봅니까?

와츠 전 위원: 대북 제재의 목적은 북한을 협상장에 나오게 하고 핵개발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북제재와 압박이 약해지는 것을 보면서 이 제재가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거나 늦추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수출금지 품목인 석탄을 계속 수출해왔고 모래를 중국에 수출해왔습니다. 베트남, 즉 윁남과 같은 나라들은 강에서 나오는 모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강에서 모래가 없어지면서 환경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틈새 시장에 북한이 들어온 것이죠. 또 바닥이 낮은 배인 바지선을 이용하면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막는 것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기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바지선을 이용해 북한의 불법 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지선을 이용한 것의 의미는 뭡니까?

와츠 전 위원: 바지선을 이용하는 것은 새로운 방법인데 유엔 대북제재를 조직적으로 회피하려는 것입니다. 바지선은 보통 항구 인접에 연안 바다나 강에서 물건이나 사람을 실어나를 때 사용됩니다. 그러나 날씨가 좋은 날이면 수심 깊은 바다까지 나가 석탄 등을 중국의 항구로 실어나를 수 있습니다. 바지선을 통한 물품 수입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북한은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 모래 등을 중국으로 운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통 바지선에는 기중기가 있어 해상에서 석탄, 모래 등을 옮겨 실을 수 있습니다.

기자: 해상에서 정제유를 선박 간에 불법 환적하는 북한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와츠 전 위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 활동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적 활동의 행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한 선박의 큰 기름통에서 다른 선박의 큰 기름통으로 정제유를 옮겨실었는데 지금은 작은 기름통에 정제유를 빨리 옮겨싣는 식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옮겨진 정제유들은 정제시설이 있는 북한 북서부의 남포항으로 갑니다.

기자: 어떤 나라가 북한의 이런 불법 불법환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와츠 전 의원: 어떤 특정국가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현물시장(spot market)에서 정제유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상에서 이뤄지는 선박 간 환적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그 목적지가 북한을 가는 경우가 불법이죠. 그런데 현물시장에서 북한에 파는 정제유는 제재 할증료(sanction premium)가 붙어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제유 판매상들이 북한의 불법 환적활동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기자: 대북 제재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의 효과가 클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와츠 전 의원: 이것은 유엔 제재가 아니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독자 제재입니다. 목적은 북한과 거래하는 회사와는 거래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매우 효과적이고 강력합니다. 대다수 회사들이 미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외국 회사들이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범죄를 통해 20억 달러 가량의 돈을 갈취하면서 유엔 재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대북재제위원회 전문가단의 제안은 무엇입니까?

와츠 전 의원: 전문가단은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한 여러 제안들을 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사이버 전문가가 북한의 사이버 관련 제재 위반을 막을 수 있는데 많은 나라에 이런 사이버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자: 공개된 보고서는 대북 제재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한 의도하지 않는 효과(unintended effect)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이유로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와츠 전 위원: 기억해야 할 것은 북한 주민들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북한 정책 결정자들이 국가 자원을 어디에 먼저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우선 순위와 관련돼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국가자원을 먼저 사용하면서 대북 제재를 받게 됐고 이 제재로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 악화되는 의도하지 않는 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북한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어려움은 북한 정권의 책임입니다.

앵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으로부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한 견해를 이상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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