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화학무기를 WMD, 즉 대량살상무기로 생각하지 않고 있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생화학무기 관련 위협은 오래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레온 라포트(Leon LaPorte)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화학무기를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로 여기고 있어 실제 사용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핵무기와 생물무기(biological weapon)는 사람들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로 여겨 실제 사용하는데 조심하지만 화학무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북한은 화학무기를 대량살상무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재래식 무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발발하면 화학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심각히 우려되는 사항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해왔다며 자신은 1997년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동맹이 생화학무기를 대량살상무기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생화학무기를 쉽게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하지만 북한은 화학무기가 재래식 무기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근거를 마련하고 북한에 대한 잠재적 공격을 억지하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 하원군사위 산하 초당적 성격의 '미래국방 태스크포스(Future of Defense Task Force)', 즉 전담위원회는 지난 2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생화학무기 생산과 비축을 지목하며 이것은 특히, 미국의 안보 동반자인 한국과 일본에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래국방 태스크포스의 위원장인 세스 모울턴(Seth Moulton) 의원(민주, 메사추세츠)실 대변인은 1일 북한의 생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북한과 같은 국가들로부터 비롯되는 위협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국방부는 새로운 기술과 방법에 기초한 작전 개념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회계감사원(GAO) 대변인실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군의 북한 생화학무기에 대한 대처 방안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1회계연도 미 국방수권법에 따르면 미국 국방장관은 미군이 북한 생화학무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회계감사원의 제안 이행 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회계감사원 대변인실은 이날 보고서가 준비되면 국방부에 제출될 것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보안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연방의회에 정책분석을 제공하는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4일 갱신한 '화학무기 사용의 부활: 의회에 대한 사안'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 시리아, 러시아 등 국가들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미국 육군도 지난 7월 발간한 ‘북한의 전술’ 보고서에서, 북한이 오랜 기간 동안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약 20여종의 화학무기를 2천500톤에서 5천 톤 정도 보유하고 있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