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박 대통령 탄핵 후 ‘꽃놀이패’ 상황”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6.12.09
park_impreach-620.jpg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은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꽃놀이패’를 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미 양국의 정권 교체 혼란기를 틈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고 한국에서 진보 정권이 집권하는 데 유리하도록 상황을 관망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상황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미 양국의 혼란기를 틈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한국의 진보 진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도발을 자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혼란한 상황을 도발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혹은 한국 진보 진영의 동력(traction)을 유지해주기 위해 도발을 자제하면서 사태를 관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차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한국에 진보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고 북한에 우호적인 정책이 추진되길 바랄 것이라는 게 고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8일 한 토론회에 나와 한국에서 보수 성향의 박근혜 현 정부가 조기 퇴진하면 차기엔 진보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 이른바 대북 ‘햇볕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대북 ‘햇볕정책’을 추구하길 원하는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국의 진보 정권 탄생을 위해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북한 외교 관리가 지난달 밝힌 것 처럼 내년 초반까지로 예상되는 미국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 기간에도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것이 북한 측 입장이란 게 그의 설명입니다.

장기간 한반도 문제를 연구한 미국의 래리 닉시 박사도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사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현재 도발 혹은 구애공세(charm offense) 둘 다 용이한 ‘꽃놀이패’를 쥔 상황으로 분석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북한이 한국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무척 폭넓은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정마비 상황을 맞은 한국과 정권 교체기의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북한이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앞으로 한국에서 야당 정권의 집권을 돕기 위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 북한 지도부가 (대화 공세나 도발 자제를 통해) 노리는 것은 현재 한국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려는 것입니다.

닉시 박사는 한국에서 내년 중반 경 대통령 선거가 치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일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 대북 ‘햇볕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닉시 박사는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햇볕정책’ 추진은 과거 한국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와는 상황이 좀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안보 문제와는 별도로 한국 측에 주로 경제적 지원 등을 원했지만 핵을 보유한 현 김정은 정권은 한미 군사협력 재고와 대북제제 철회 등 안보 관련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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