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전문가 “북 정권 악용하는 암호화폐기술 전수 막아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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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_tech_ctr-620.jpg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평양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오는 22일로 예정되었던 제2회 평양 블록체인 암호화폐 회의의 개최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카일라 아이젠만(Kayla Izenman) 사이버 보안 분석가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등을 위한 정권의 수익 창출에 이용되는 암호화폐기술이 북한에 전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아이젠만 분석가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북한이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 같은 회의를 개최하는 목적은 뭘까요?

아이젠만 분석가: 북한은100여 명의 참가자 중 일부 국제사회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암호화폐 개발자 등이 이 회의에 참석하고 북한 정권을 지지한다는 것을 홍보하고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랜섬웨어 공격 등 해킹,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몰래 이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크립토재킹을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 등 북한은 다양한 불법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이 단순히 암호화폐 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 이런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기자: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전문가단 보고서에 ‘북한의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할 경우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경고성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영국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제1회 암호화폐 회의에서 강연한 혐의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가 미국 사법 당국에 의해 기소되기도 했었지요?

아이젠만 분석가: 설령 그리피스가 제재 회피방법이 아닌 단순한 암호화폐 기술에 대해서만 강의했다고 합시다. 인터넷의 개념도 확실히 모르는 일반 주민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미국과 영국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때문에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가의 국민들이 북한 정권이 후원하는 암호화폐 회의에 수천 달러를 내고 참가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관광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 회의는 억압 정권에서 탄압받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하거나 금융체계에 접근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죠.

기자: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이용해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는 혐의를 부인했지 않나요?

아이젠만 분석가: 사실 회의 내용보다는 북한이 외국에서 관련 전문가들을 불러 들여 회의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자국에 대한 홍보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피스가 미국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되자 시리아 등 암호화폐 관련자들 사이에서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왜 북한이 제재 대상이 되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암호화폐 관련 범죄에 가담하는 북한이 아니라 이를 규제하려는 미국이 잘못이라는 그릇된 인상을 주는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해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2015년부터 4년 간 해킹 공격으로 최대 20억 달러의 자금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교환소에 대한 공격은 추적이 어렵고 정부의 감시나 규제도 느슨해 북한의 주요 현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요?

아이젠만 분석가: 국경이 없이 거래되는 암호화폐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를 통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국제 금융거래에 대한 기준은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은 아직 없습니다.

앵커: 영국 런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카일라 아이젠만 사이버 보안 분석가로부터 북한의 암호화폐기술 관련 문제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양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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