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용호 외무상 대미 독설은 ‘비핵화 지연’ 의도”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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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전날 판문점 회동 기록영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 간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자유의집 로비에서 리용호 외무상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 7월 1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전날 판문점 회동 기록영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 간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자유의집 로비에서 리용호 외무상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미국 외교의 독초’ 등의 표현을 사용해 맹비난하고 나선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담화는 새로울 것이 없고 비핵화 대화 지연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6자회담 수석 대표가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힐 전 수석대표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담화는 오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는 북한의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힐 전 대표: 크게 놀랄 것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전에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한 반감과 비난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과거 북한의 입장과 달라진 바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만을 원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이전에도 폼페이오 장관 등에 대한 독설을 쏟아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만 하지 않는다면 미북 정상 간의 관계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힐 전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미국 국무부 전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정상회담뿐이라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정통성(legitimacy), 국제적 위상,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축소나 중단,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 바라는 모든 것을 대부분 얻었기 때문이라고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설명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로드맵 즉 청사진과 시간표를 논의하기 원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실무협상을 가능한 한 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된 후에 회담에 나서겠다는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상 북한이 회담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여 있다”는 리용호 외무상의 이번 성명은 북한이 지금까지 대화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때 자주 사용해 온 익숙한 공식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이 억지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명백히 하는 한편 북한의 요구를 다시 반복하고 북한의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목적이란 게 그의 분석입니다. (It is intended to preserve the North's options, make clear that it will not be forced to the negotiating table, show that it is operating from a position of strength, and restate its demands. The new statement does all of that.)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이 조속히 실무협상에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북한은 실무협상을 재개해야 합니다. 리용호 외무상의 독설은 도움이 되지 않는 안타까운 행동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한 것처럼 실무협상을 재개해야만 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리 외무상의 논평을 통해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수 차례의 발사체 발사 등으로 고조시킨 긴장 상황을 늦출 의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The vehicle chosen – at the Foreign Minister level – is supposed to signal a more serious tone to outsiders. This is likely an indication that North Korea will not be softening its position; rather, it is going to maintain its stance and remain on the path of escalation until Kim gets the response he desires from Washington)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웨덴(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후 통전부의 와해를 지켜본 북한 외무성이 다음 미북 회담에서는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큰 부담을 갖고, 앞으로 제재 해제 등 미국의 양보 혹은 태도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더욱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독설을 담은 북한 리 외무상의 발언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이번 주 밝힌 것처럼 미국 정부는 북한측 상대로부터 연락이 오는 대로 즉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습니다. (As we have indicated this week, we are prepared to engage in negotiations as soon as we hear from our counterparts in Nor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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