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모어 “북 ‘성탄선물’은 ‘말폭탄’ 가능성에 무게”
2019.12.26
앵커: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전원회의나 내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을 파기하기보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말폭탄’으로 대미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앞서 예고한 바와는 달리 성탄절에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성탄절에 도발을 감행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적합한 설명일겁니다.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초조하게 만들기 위해 장난을 했다고나 할까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을 파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파기한다고 말을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방해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유지하는 한편, 인공위성발사 등 미국과의 약속을 깨지 않는 선에서의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에 요구한 ‘영변핵시설 폐기’만이 북한이 제시할 수 있는 협상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미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은 ‘외교의 창’이 닫히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과거에도 자신의 역량을 과신해서 일을 망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착각 하에 자칫 ‘외교의 문’을 닫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내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어디까지 모험을 할 것인지(how much risk he’s willing to take) 잘 계산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도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과의 화해 즉 관여를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협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인공 위성 발사 시험은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내적 요인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지나친 행동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협상 타결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상황이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스웨덴 즉 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등으로 판 자체를 엎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한 선택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반대하기 때문에 미국이 생각하는 레드라인 즉 마지노선을 넘지 않는 장거리미사일 엔진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발사 혹은 위성발사 등으로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년에는 미북 간 강대강 전략이 이어질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선거 직전에 상황의 반전이 필요할 경우 상징적인 4차 미북 회담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