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모어 “북 ‘성탄선물’은 ‘말폭탄’ 가능성에 무게”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12.26
kimjungun_talk-620.jpg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2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회의를 주재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 전원회의나 내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을 파기하기보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말폭탄’으로 대미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앞서 예고한 바와는 달리 성탄절에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성탄절에 도발을 감행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적합한 설명일겁니다.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초조하게 만들기 위해 장난을 했다고나 할까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을 파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파기한다고 말을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방해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유지하는 한편, 인공위성발사 등 미국과의 약속을 깨지 않는 선에서의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베트남 즉 윁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에 요구한 ‘영변핵시설 폐기’만이 북한이 제시할 수 있는 협상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미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은 ‘외교의 창’이 닫히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북한은 과거에도 자신의 역량을 과신해서 일을 망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착각 하에 자칫 ‘외교의 문’을 닫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내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어디까지 모험을 할 것인지(how much risk he’s willing to take) 잘 계산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 뉴욕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도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미국과의 화해 즉 관여를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협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인공 위성 발사 시험은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내적 요인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지나친 행동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핵화 협상 타결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상황이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스웨덴 즉 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한국센터의 이상수 소장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등으로 판 자체를 엎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한 선택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반대하기 때문에 미국이 생각하는 레드라인 즉 마지노선을 넘지 않는 장거리미사일 엔진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발사 혹은 위성발사 등으로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년에는 미북 간 강대강 전략이 이어질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선거 직전에 상황의 반전이 필요할 경우 상징적인 4차 미북 회담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