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 시설 철거 지시로 대남 불만 표출…남북관계 악재”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19.10.23
kimjungun_mount_visit-620.jpg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한국 측의 관광 시설을 모두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보다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도록 지시한 것은 우선적으로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내보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세이모어 조정관: 북한의 비핵화 또는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남북 경협의 조건이라고 고수하는 한국의 정책에 매우 불만이라는 메시지를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I assume that Kim Jong Un is sending a message to President Moon that he is very unhappy with South Korea’s policy of insisting on denuclearization or progress towards denuclearization as a condition for resuming North-South economic cooperation including Mt. Kumgang.)

남북 경협을 되살리려는 북한의 희망이 사라져간다는 점을 김 위원장만의 방식으로 알리고 있다는 겁니다.

브루스 클링너 (Bruce Klingner) 미국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지시가 남북관계에 또 다른 악재(another nail in the coffin)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경제적 이익을 주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을 현실적으로 재개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 일어나라는 북한의 ‘주체’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남북 경협을 원한다해도 미국이 이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패트릭 크로닌(Patrick Cronin)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보였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우려해야 할 사항은 북한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향한 상당한 조치를 내키지 않아 하거나 또는 할 수 없다는 점이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제재완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선 안되며 오히려 억지와 방어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안보 태세 강화를 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켄 고스(Ken Gause)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은 미국이 연말까지 협상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경우 북한이 나아갈 다른 방향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연말까지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향후 북한이 추구하려는 방향을 내비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는 외교보다 미국과 한국의 지원이 필요없다는 ‘주체’에 방점을 두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대미 압박을 한층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 이것(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은 미국과 한국이 대북 관여와 관련해 무언가 바꾸지 않으면 북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 모두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라는 겁니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이 금강산 시찰에 동행했던 이유도 이것입니다. (I think this is definitely aimed at sending a strategic message to both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that change is coming unless we change something in terms of our engagement with North Korea, which basically means putting sanctions relief on the table. That’s why Choe Sun Hui was at this inspection in Mt. Kumgang.)

그는 또 북한이 향후 중국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발전에 초점을 둘 것이지, 또는 역내 긴장 고조에 집중할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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