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북한과 대북제재 결의안 사전 조율
2019.12.31
앵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 북한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사전 조율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익명의 유엔 안보리 외교관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문구와 관련한 북한과의 직접적인 사전 교감이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앞서 지난 29일 익명의 안보리 소식통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으로 하여금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문구를 추가하도록 허용하는 등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6일 북한 주민들의 생계 개선 의도 등 인도주의 상황을 거론하며 기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습니다.
특히 이번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해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를 해제하고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을 폐지하며, 남북 철도∙도로 협력사업을 제재대상에서 면제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0일 중러의 결의안 초안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실무급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현 시점에서 유엔 안보리가 섣부른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는 등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과 러시아가 실제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북한이 문구를 조정하도록 허용한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며,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중러 지원을 얻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교적 총력전을 펼쳤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중국과 러시아가 정말로 북한에 제재완화를 안겨주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역내 미국의 정당성과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은 북한이 미국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강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실제로 취하는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는 이어 중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한 북한의 입김은 중러와 북한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북한에 대한 중러의 완전한 지원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진전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의 목적은 제재완화를 얻어내면서 핵무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가 미북 간 정체된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이 미흡한 상태에서 섣부른 대북제재 완화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