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뉴스분석] 문재인∙G7∙NATO의 북핵인식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21-06-18
Share
[RFA뉴스분석] 문재인∙G7∙NATO의 북핵인식 지난 11일 G7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AP

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뉴스 에디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 2주간도 북한 관련 중요한 뉴스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뉴스 중 가장 눈에 띄는 리포트, 먼저 어떤 걸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취임 이후 첫 외유에 나선 행사였죠. 영국 콘월에서 열렸던 G7, 즉 세계 주요 선진 7개국 정상회의 소식이 생각나는데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7개국 정상 외에 한국 문재인 대통령도 특별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이후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을 방문해 나토(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도 참석했고 EU, 즉 유럽연합 측과 정상회담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 5월말 열렸던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나온 북핵 문제 관련 표현이 G7 정상, 또 나토 정상들이 채택한 공동성명에서는 조금씩 달라졌다는데요. 어떻게 달라졌나요?

양: 일단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반감을 갖는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혹은 비핵화란 표현이 없었구요.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란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3일 채택된 G7 정상 공동성명에서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를 비롯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CVIA)를 촉구한다”고 표현됐습니다. (We call for the complete denuclearis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abando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mes in accordance with all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한미 공동성명에는 없는 핵 등 대량살상무기 포기의 주체로 북한이 구체적으로 거론됐고 북한 핵포기의 검증 및 불가역성도 강조된 것입니다.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나토 30개국 정상들은 지난 14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더 구체적으로 CVID란 표현을 썼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북한의 CVID 목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아예 쐐기를 박은 것입니다. (We reiterate the Alliance’s full support to the goal of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CVID) of North Korea, in accordance with relevant UNSCRs.)

앵커: 이렇게 점점 북핵 관련 문구가 더 명확해지고 강해지는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양: 일단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표현에는 북한 눈치를 보는, 좋게 말하면 북한 입장을 고려하는 문재인 정부의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고요. G7 공동성명이나 나토 정상 공동성명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 인권문제 관련 표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미정상 공동성명에서는 “북한 내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했다” (We agree to work together to improve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라고 표현됐던 문구가 미국이 주도하고 회원국인 일본 등과 조율한 G7 공동성명에서는 “우리는 북한에 모두의 인권을 존중하며 즉각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표현됐습니다. (We once again call on DPRK to respect human rights for all and to resolve the issue of abductions immediately.) 인권 존중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확히 거론했고, 북한 정권을 향한 직접적인 인권개선 촉구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예를 통해 미국 등 국제사회가 느끼는 북한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의 수준이나 강도가 한국 문재인 정부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측면에서 특히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경제협력, 대화재개를 위해 여러가지 희망섞인 발언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특히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나 대북 코로나19 백신 제공 등의 발언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남북교류와 지원 등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이후 그러한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나 미국의 대북독자제재를 뛰어넘는 남북 경제협력 등을 지지하겠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라는 지적인데요. 그런데도 한국 통일부의 이인영 장관은 대북제재를 완화해 북한과의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 또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 특히 금강산 국제골프대회 개최를 지원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측이 다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은 것 같은데요. 그후 한국 통일부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국무부 발언 보도 내용에 반응을 보였다고요?

양: 그렇습니다. 지난 4일이었죠.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과 면담을 갖고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금강산에 유치하는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측은 저희 방송의 논평 요청에 미국이 남북 간 협력을 지원하지만 유엔 대북제재는 여전히 지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한국이 미국과 협의하고 정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supports inter-Korean cooperation, and close coordination with our ROK ally will be central to U.S. strategy on North Korea. United Nations sanctions on DPRK remain in place, and we will continue to enforce them, including through diplomacy at the United Nations and with the DPRK’s neighbors.) 이러한 국무부 입장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지난 7일 한국 통일부의 이종주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를 존중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이종주 대변인: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뿐만 아니라 모든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대북제재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제재위반 가능성에 대한 지적을 더 명확히 내놓지 않았습니까?

양: 미국 신안보센터의 제이슨 바틀렛 연구원은 저희 방송국 워싱턴 본사 뉴스팀 이상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엔 안보리와 미국으로부터 면제를 받지 않고 제재대상인 북한 개인 혹은 기업체와 합작투자(joint venture)나 경제협력관계(economic partnership)를 추진하면 유엔과 미국 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바틀렛 연구원: 골프대회나 합작관광사업 등을 통해 얻어지는 자금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유엔 안보리와 미국으로부터 적합한 제재면제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봅니다.

또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위원도 골프는 가난한 이들의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골프용품은 사치품으로 간주돼 세계골프대회를 유치하면서 골프용품이 북한에 반입되는 것은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난 16일은 북한 측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에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켜버린지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대북제재 위반이니 뭐니 그런 것보다 일단 북한이 한국 측과 경제협력에 나설 마음이, 또 남북대화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많은 전문가들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최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작 북한이 남북협력 재개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달 동안 북한은 한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일관해왔고 이것이 바뀌었다는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폐지를 강력히 비판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6월말로 계획했던 미국 방문 일정을 지난 15일 보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간 주장해왔던 대북제재 해제나 남북협력 강화,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 등을 미국 의회나 미 정부 관계자 등에게 이야기하고 설득하려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미국 측에 그런 이야기를 해서 공감을 얻을 분위기가 전혀 아니라는 상황을 이해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그 실효성은 회의적이란 지적이 많이 나왔다고요?

양: 네, G7 정상회의에 특별초청국 정상으로 참석했다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공급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한국과 관여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 또 백신 제공과 관련한 분배 감시 허용 등 투명성 제공을 원치 않는 북한 정권의 속성상 실현되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 측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지난 15일 발언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김기현 원내대표: 내일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북한이 폭파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 군인에 의해) 참혹한 살해, 시신 훼손을 당했으나 그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에는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면서 우리 국민은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을 북한에 퍼주겠다는 (문재인) 정권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의 위협 앞에 맨몸으로 노출된 최악의 안보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브릿지) -----

앵커: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2주간도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와 관련한 외부 인사나 단체의 반응들이 많았다는데 좀 소개해주시죠.

양: 네, 일단 저희 워싱턴 본사 뉴스팀의 이경하 기자는 지난 9일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암살자’란 미국의 기록영화를 예술영화 심사에서 탈락시켰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영화는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 당국에 의해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로 살해 당한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 당연히 북한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내용인데요. 한국 영진위가 문재인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이 영화를 예술영화로 인정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이 기록영화가 한국에서 상영관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게 기사 내용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방송된 후 탈북자 출신으로 한국에서 대북정보유입 활동을 하는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앞으로 북한에 들여보내는 USB 기억장치에 이 ‘암살자’란 영화를 담아 보내기로 했다고 저희 방송에 알려왔습니다. 또 한국 영진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됐을 수 있다며, 이번 결정도 문재인 정부 여당이 주도한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중국 연변의 한 한인동포가 자유아시아방송 연변지사를 사칭하는 트위터 계정(아래 사진)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도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rfy_twitter.jpg

양: 이 계정 운영자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 로고와 유사한 초록색 원안에 ‘RF연변’이라고 로고까지 만들어 자유아시아방송 연변 지사라고 이 트위터 계정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만들어진 이 계정에는 “재중동포 민간인이 운영하는 비공식 반북조선 언론입니다”라는 소개 문구도 나와 있습니다. 북한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사칭해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려는 시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