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뉴스분석] 지지부진 미북관계와 김정은의 체중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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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뉴스 에디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 2주간 북한 관련 뉴스들을 살펴 보면 일단 최근 미북관계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데요.

양: 네, 최근 미북관계는 계속 소강상태구요. 서로 더 뭔가를 먼저 양보하라는 입장으로 미북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움직일 것을 기다리고 있지만 크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북한은 미국이 먼저 대북제재를 푸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핵협상에 임하겠다, 미국은 회담을 시작하기 위해 그런 유인책은 쓸 수 없다, 일단 그런 입장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을 맞아 북한이 도발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은 이날을 계기로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 '축포'를 쏘아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미국을 자극하고 뭔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미국 국무부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북한이 뭔가 솔깃할 제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인지요?

양: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성 김 대표는 한국과 일본 북핵수석대표들과의 협의를 위해 지난달 19일부터 닷새 간 한국을 방문했었는데요. 당시 김 대표는 "미국의 '잘 조율되고 실용적인 대북 접근법'은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다"며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의사를 거듭 피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지난달 21일엔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이, 그리고 23일에는 리선권 외무상이 나서 현재로선 '미국과 만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방한했을 당시 성 김 대표는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거듭 강조했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 하기 위한 인센티브, 즉 유인책을 제공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한국 측 관리들이 계속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를 유인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큰 움직임이 없는 미북관계 상황 먼저 들어봤구요.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관영 매체가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체중 감소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구요?

양: 그렇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한 평양 시민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의 수척해진 모습을 보고 북한 주민들이 이를 걱정한다는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일단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 상황을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실제 이상이 있다기 보다는 북한 주민들의 힘든 삶과 고통을 분담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연출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총비서의 살이 빠진 것은 맞지만 심각한 건강 이상으로 판단할 근거는 일단 없다는 것인데요. 저희 워싱턴 본사 뉴스팀 홍알벗 기자가 지난달 28일 북한 전문가 오공단 박사의 견해를 물어봤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오공단 박사: 남의 눈에 보기에도 확 살이 빠졌으니까, 뭔가 빌미를 만들어서 그걸 또 긍정적으로 과대평가를 하는게 굉장히 필요하잖아요. 언제나 수령위주의 사회니까... 이번에는 살이 빠진 것을 '우리 주민들을 위해서 너무나 고생하시면서, 잠도 못 주무시고 그래서 저렇게 수척해지셨구나' 이렇게 선전을 하는거죠.

앵커: 일각에서는 정말 고도비만으로 알려진 김정은 총비서가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고 140킬로그램에 달한다는 몸무게를 줄일 수 밖에 없는 다소 심각한 상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최근 김 총비서가 10킬로그램을 감량했는데 그것이 스스로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북한에서 말하는 이른바 '살까기'를 한 것이다, 아니면 위 절제 수술을 받아 그렇게 살이 빠진 것이다, 여러가지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많은데요. 지난달 초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김 총비서의 손목 두께가 얇아진 사진들과 함께 그의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고 한미일 3국 정보당국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은 이후 일각에서는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도 스스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한 김 총비서가 자신의 후계자 선정을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직을 신설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지난 1월에 개정돼 최근에서야 알려진 북한 노동당 새 규약 내용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북한노동당 김정은 총비서의 대리인이다" 그 대목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양: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지난달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노동당 새 규약은 "북한 지도부에서 김정은의 와병 또는 갑작스러운 유고를 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건강을 위해 살을 뺀 것일 수도 있지만 그가 볼때는 갑작스러운 김정은의 유고시 나라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지난주 한국 동아일보 소속 탈북 기자 주성하 씨도 저희 방송에 기고한 자신의 칼럼을 통해 '죽음의 그림자'를 느낀 37세 김정은이 대리인을 지정하려고 한다면서 제1비서직 신설은 "나는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다. 죽을 가능성도 대비해 사후 혼란을 막고 올해 12살인 내 아들이 클 때까지 권력을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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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2주간도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와 관련한 외신이나 단체의 반응들이 많았다는데 좀 소개해주시죠.

양: 네, 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북한 내부 소식이 주목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북한에서 식량과 공산품 등 물가가 크게 오르고 외화 환율이 요동치는 등 북한 경제상황에 대한 저희 서울지국 손혜민, 박정연 기자의 기사에 대한 관심과 인용이 많았습니다. 결국 김정은 총비서도 북한의 식량난을 공식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중순 비료를 제대로 확보못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소변까지 강제로 모아 바치게 한다는 저희 방송 보도 내용을 인용해 북한의 경제난, 식량난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 유수 민간 연구기관 등이 관심을 보인 저희 기사들도 북한 내부 경제 관련 소식들 아니었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미국 CSIS, 즉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최근 경제난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의 가임기 여성들이 생활고와 양육부담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고 있어 북한에서 출산율 저하 현상이 나타난다는 지난달 중순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를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관심을 보였구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도 소식지를 통해 식량 증산을 위해 북한 당국이 황해도에 전업주부 1만4천명을 사실상 강제로 이주시키기로 했다는 저희 방송 보도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희 방송에 출연한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과거 90년대에도 북한 당국이 17살 이상 미혼 여성들을 함경북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농사를 지으면서 군대를 제대한 남성들과 결혼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지현: 누가 원해서 갈 사람이 있어요? 북한에서는 원해서 간다는 건 단 한사람도 없구요. 말이 지원이지 강제노동이죠. 인력을 위해서 어느 한 곳으로 무조건 당국이 강제적으로 그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그런 시스템인거죠.

그 밖에SIA(Staffing Industry Analysts)라는 국제 노동∙고용 관련 기관에서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외화벌이 북한 노동자 1만명을 최근 새롭게 교체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